누적 과징금 1조3000억 돌파 김기준 의원 " 공정위가 담합 의혹 묵살...제 2 담합 초래" 주장
  • ▲ 2조원대 가스관 공사에서 담합을 벌인 건설사들에게 1800억원대의 과징금이 부과됐다ⓒ뉴데일리 DB
    ▲ 2조원대 가스관 공사에서 담합을 벌인 건설사들에게 1800억원대의 과징금이 부과됐다ⓒ뉴데일리 DB

     

    건설업계에 또다시 1800억원대의 과징금 폭탄이 터졌다.

     

    공정거래위원회는 7일 한국가스공사가 발주한 천연가스(LNG) 주배관 및 관리소 건설공사에서 짬짜미를 벌인 22개 건설사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746억1200만원을 부과했다. 또 수도권고속철도(수서~평택) 제4공구 건설공사에서 담합을 벌인 3개사에 대해 80억7700백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주배관 공사 제재 대상은 경남기업, 금호산업, 대림산업, 대보건설, 대우건설, 대한송유관공사, 동아건설산업, 두산중공업, 삼보종합건설, 삼성물산, 삼환기업, 신한, 쌍용건설, SK건설, GS건설, 태영건설, 포스코엔지니어링, 풍림산업, 한양, 한화건설, 현대건설, 현대중공업 등이다.

     

    이들 업체는 2009년 17건, 2011년부터 2012년까지 10건 등 총 27건의 담합을 지속적으로 벌여온 것으로 드러났다.

     

    현대건설 등 21개사는 2009년 4월 가스공사가 일괄발주한 천연가스 주배관 및 공사 입찰 16건에서 사전에 업체별로 낙찰 공구를 배분하기로 결정한 뒤 80~83% 범위에서 공사를 낙찰받았다. 이같은 투찰율은 담합의심을 피하기 위한 의도였다.

     

  • ▲ 천연가스 공급설비 현황도@자료=공정위
    ▲ 천연가스 공급설비 현황도@자료=공정위

     

    낙찰예정자는 입찰에서 들러리 참여사들이 자신보다 높은 가격으로 투찰하도록 투찰가격을 알려주거나 들러리용 투찰 내역서를 직접 작성해 들러리사들에게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담합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낙찰자 소속 직원이 들러리사를 방문해 USB에 저장된 투찰 내역서 문서 파일의 속성 정보를 변경한 후 입찰에 참여하고 방문 기록도 남기지 않는 등 주도 면밀하게 담합을 실행했다. 22개사 중 대한송유관공사는 2009년 담합에는 빠졌고 2011년부터 참여했다.

     

    2조원대의 관련 공사 모두가 이렇게 대형건설사들의 사전 담합에 의해 낙찰자가 결정됐다. 건설사들의 예상 수익은 3000억원이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담합 주도사인 현대건설(362억) 한양(315억) 삼성물산 (292억) 등에게는 300억원 대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나머지 업체들에게는 50억~60억원씩을 부과했다. 이 중 기업회생절차 등이 진행 중인 경남기업, 동아건설산업, 쌍용건설은 과징금 부과 대상에서 제외됐다.

     

  • ▲ 업체별 과징금 현황@자료=공정위
    ▲ 업체별 과징금 현황@자료=공정위

     

    건설업계는 그동안 담합의 처분시효가 5년인 점을 들어 2009년에 발주된 1차 18개 공구는 담합 처분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또 이 같은 대규모 담합 처분이 계속될 경우 수익성 악화를 비롯해 공공공사 입찰 제한으로 수주마저 끊길 수 있다며 선처를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공정위는 1·2차 사업 모두 연장선상에 있는 동일 사업으로 간주해 업체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우건설과 SK건설은 같은 날 발표된 고속철도 공사 과징금 대상에도 포함돼 겹망신을 샀다. 이들 2개사는 현대산업개발과 더불어 한국도시철도시설공단에서 발주한 수도권고속철도(수서~평택) 제4공구 건설공사에서 상호간 가격 경쟁을 회피하기 위하여 사전에 투찰률(투찰가격)을 합의하고 입찰에 참여하는 등 짬짜미를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공정위는 "대형 국책사업에서 발생하는 건설업계의 뿌리 깊은 담합 행위가 여전하다"며 "앞으로도 공공 입찰 담합에 관한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제재로 건설업계의 누적 과징금은 1조3000억원을 넘어서게 됐다. 지난 2012년 4대강 1차 턴키사업(1115억원)을 시작으로 본격화된 담합 판정에 따라 과징금 규모가 가스 주배관 공사를 제외하고도 이미 1조1000억원을 넘어선 상태다. 앞으로도 이미 담합 판정이 예고된 새만금 간척사업 방수제 등 2010년 발주 국책공사 등에서 추가 제재가 이뤄질 전망이다.

     

    한편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준 의원은 7일 공정위가 입찰담합 의혹을 묵살해 제2의 담합 불렀다며 가스공사가 2009년 공정위에 보낸 공문 등을 공개해 또다른 논란이 일 전망이다.

     

  • ▲ @제공=김기준의원실
    ▲ @제공=김기준의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