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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분기 국내 증권회사 직원 1인당 생산성이 전년동기대비 392.62% 급증한 3105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년간 진행됐던 인력 구조조정과 함께 최근 들어 증가한 거래대금 덕분에 실적이 개선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 20곳의 직원 1인당 순이익은 3105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630만원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일반적으로 직원의 1인당 순이익(당기순이익/직원수)은 금융회사의 생산성을 나타내는 지표로써 이 수치가 높을수록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3월 결산법인인 신영증권은 이번 통계에서 제외했다.
이같은 직원 1인당 순이익의 폭발적인 증가세는 지난해 유안타증권과 유진투자증권 등 적자를 기록했던 증권사들이 흑자전환함과 동시에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호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 기간 동안 이들은 무려 6704억원가량 증가한 8766억원의 총 당기순이익을 냈다.
이와 함께 진행된 인력 구조조정도 몫을 더했다. 실제로 이 기간 동안 이들 회사에 종사하던 증권맨 1447명 가량이 여의도를 떠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가운데 키움증권은 전년대비 485.62% 증가한 1억2467만원의 1인당 순익을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뒤이어 메리츠종금(6227만원)·한국투자(3908만원)·미래에셋(3882만원)·현대(3821만원)·삼성(3691만원)·KDB대우(3656만원)증권 등이 3000만원 이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 말 합병 출범한 NH투자증권은 전년동기대비 595.64% 오른 2683만원을 기록해 가까스로 10위권에 들어왔다. 하나대투증권(2413만원)과 KB투자증권(2364만원), 신한금융투자(2235만원) 등도 2000만원대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흑자전환하긴 했지만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 총계로 업계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유안타증권의 경우 1746만원을 기록했고, HMC투자증권(1719만원)과 한화투자증권(1587만원)은 각각 1000%대의 성장률을 보였다.
교보증권(1555만원)과 대신증권(1474만원)은 1000만원대를 기록한 반면에 하이투자증권과 동부증권은 각각 374만원, 322만원으로 집계되면서 최하위권을 차지했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은 "올 1분기 일 평균 거래대금이 8조원을 기록하면서 수탁수수료가 증가했고, 금리 하락세로 상품운용(trading) 손익이 흑자전환한 것도 증권사들의 실적 호조에 기여했다"며 "일 평균 거래대금은 4월 10조9000원, 5월 들어서는 지난 15일까지 기준으로 8조8000원을 기록하고 있어 올 2분기에는 평균 10조원이 될 것으로 전망돼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 개선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다만, 연내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이 희석되면서 금리는 지난달 17일을 저점으로 상승 반전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증권업종도 2분기 이후 실적 모멘텀이 둔화돼 1분기 실적이 고점(peak)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