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민원에 한하지 않고, 소비자 보호 측면 종합적으로 평가"
  • ▲ 삼성카드 홈페이지
    ▲ 삼성카드 홈페이지


삼성카드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로 부터 리스 약관 중 취득세와 등록세를 전가하는 불공정 조항이 있다며 시정명령을 받았으나,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에서는 민원평가에서는 5년 연속 1등급과 함께 표창을 받았다. 

금감원의 민원평가가 실제 소비자가 느끼는 지수와 다르다는 비판에 따라 평가방식이 변경된다. 그동안 업계에서도 전체 회원수나 계약 건수가 많은 회사들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목소리가 컸다.

그동안 금감원은 금융회사별 민원건수를 산출해 1~5등급을 산정해 왔다.
 
회사별 접수된 민원 건수를 바탕으로 중복 민원, 악성 민원 등 금융사에 책임을 물을 수 없는 민원을 제외하고 점수별 등급을 부여했다.

금융권역별 영업규모 지표를 살펴보면 은행은 고객수 100만명당, 카드사는 회원수 100만명당, 생명·손해보험사는 보유 계약건수 100만건당, 증권은 활동계좌수 100만건당, 저축은행은 고객수 1만명당이라는 기준을 적용한다.

또한 상대평가가 이뤄진다. 민원이 가장 적은 회사를 100점, 상위 65%에 해당하는 회사가 70점에 해당되도록 배점기준표를 작성해 회사별 등급을 부여하는 것. 
 
90점 이상은 1등급, 80점 이상은 2등급, 70점 이상은 3등급, 60점 이상은 4등급, 60점 미만은 5등급이다.

기준이 이렇다 보니 대형사 위주로 1등급을 받고, 중소형사는 노력을 해도 하위권에 머문다는 불만이 많았다. 또한 지표가 민원 건수에 한정돼 금융회사의 대한 고객보호 신뢰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민원등급을 발표하고 이를 공시해야 하는 만큼, 회사별로 민원을 줄이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보험업계는 보유 계약건수 100만건당 민원발생 수를 보기 때문에 순위 변동을 피하기 힘들다. 보유 계약이 적은 중소형사는 모수가 되는 보유 계약 수가 작기 때문에 아무리 노력해도 대형사를 쫒아가기 힘든 구조다"고 말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 업권의 특성상 체크카드보다는 관련 서비스가 많은 신용카드에서 민원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체크카드 비중이 많은 은행계 카드사에 유리하고 신용카드가 대부분인 전업계 카드사에게 불리한 구조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회원수 100만명 당 발생한 민원수를 확인하기 때문에 대형사가 유리하다. 해당 금융사에 대한 고객서비스 만족도를 평가하는데 미흡한 점이 많다"고 했다.

최근 민원평가에서 5년 연속 1등급을 받아 금감원으로부터 표창을 수여받은 삼성카드가 공정위에서는 불공정약관 문제로 시정명령받는 일이 있었다. 

그동안 리스사들은 취득 재산의 주체가 리스사임에도 불구하고 자체 약관을 통해 '자동차 취득과 등록 등에 관한 제세공과금은 고객이 부담한다'는 일방적인 약관을 운용하며 횡포를 부려왔다고 발표한 것. 자동차대여 약관 5개 불공정항목에 대해 시정명령을 받은 9개 여신금융회사 중 삼성카드가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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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앞으로 금감원은 단순히 민원에 대한 평가가 아닌 소비자보호실태를 평가하기로 했다. 은행, 증권, 카드, 보험사 등 금융회사는 업권별 TF를 조직해 소비자보호실태 평가항목을 작성해 당국에 제출한 상태다. 오는 7월 금융감독 개혁회의서 확정된 세부항목이 발표될 예정이다. 

    금감원 소비자보호총괄국 원대식 부국장은 "기존에는 민원에만 국한해 금융회사를 평가했지만, 앞으로는 개별 회사에 대해 소비자리스크관리에 대한 평가를 종합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업권별 특성에 따라 다른 기준을 적용할 것이다. 구체적인이고 종합적인 평가가 이뤄지는 만큼, 기존처럼 81개사를 일괄적으로 평가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대식 부국장은 "또한 매년 1월부터 12월까지 1년 간의 실태를 파악했지만, 앞으로는 최근 3년간의 내용을 검토할 수도 있다. 기간에 대해서는 확정되지 않았다. 현재 업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정리하는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만년 3~4등급에 머물러 있던 중소형 금융사들은 이번 기회를 통해 소비자들로 부터 신뢰를 얻고 브랜드 이미지를 쇄신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보호 실태평가를 두고 경영진의 관심이 높다. 지금까지는 대형사에게 유리한 평가기준이었기 때문에 등급을 올리기가 쉽지 않았는데, 새로운 기준이 적용되면 노력하면 올라갈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 업계에서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