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봉균의 오토카페] "글로벌 현대차의 완성에 핵심적인 간판 모델은?"
故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이 92년에 애마(愛馬)로 사용했던 차다. 그리고 2015년 정의선 부회장이 '명품 중형차'의 새로운 기준으로 꼽는 차다. 주인공은 '쏘나타'.
1985년 첫 등장한 쏘나타는 현대차의 산 역사이자,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사(史)에 한 획을 긋는 모델이다. 격동기 속에서 가족을 위해 고군분투하던 영화 '국제시장'속 평범한 가장 황정민의 연기처럼 쏘나타의 역사도 꼭 빼닮았다.
대한민국의 경제 중흥기인 80~90년대를 고스란히 관통한 쏘나타가 이제 '청년에서 장년으로' 성장해 오는 11월 출시 30주년을 맞이할 채비다.
◇ 국내 최장수 단일 브랜드 '쏘나타'
쏘나타는 현재까지 이름을 계승해 온 국내 최장수 자동차 브랜드다. 2015년 1분기까지 만 30년을 조금 앞 둔 시기까지 세계시장에서한 총 738만 여대가 판매됐다.
그만큼 진기록도 양산했다, 쏘나타 738만대를 일렬로 세우면 약 3만5,470km로 '달에서도 유일하게 보이는 지구의 인공 건축물'이라고 불리는 만리장성(길이: 약 7,000km)를 5번이나 오갈 수 있는 거리이며, 수직으로 쌓으면 에베레스트산(8,848m)을 1,250여개 위로 포개 놓은 것과 같은 높이다.
쏘나타는 1985년 첫 출시 이후 2014년 쏘나타(LF)에 이르기까지 7차례에 진화도 혁신이다. 세대교체마다 매번 새로운 디자인과 기술의 승부가 성공적 세대 교체와 생명력을 불어 넣은 셈이다. -
지난해 3월 선을 보인 7세대 쏘나타(LF)는 차량의 '기본기 혁신'을 통해 본질적인 성능에서부터 최고의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끌어내기도 했다. 현대차의 질적 성장을 상징하는 모델로 각인되고 있다.
이어 기존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강화해 실주행 연비와 주행성능을 대폭 향상시킨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출시해 올해 4월까지 총 5,172대를 판매해 월 평균 1,000대 이상을 판매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올해 2월에는 신형 세타 터보 GDi 엔진을 탑재한 쏘나타 터보를 출시했다.
올해 1분기까지 쏘나타 전체 구매자의 평균 연령은 47세인데 반해 터보 차량의 평균 연령은 약 42세로 20대 후반부터 40대 초반까지의 고객층이 넓어졌다. 판매량도 3달만에 약 1,000대가 판매되며 2년반 동안 총 2,200여대가 팔린 YF쏘나타 터보 대비 훨씬 높은 실적을 올리고 있다.
현대차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올해 상반기 연료 효율성을 강조한 1.7디젤 모델과 1.6 터보 GDi 모델, 하반기에는 차세대 친환경차인 PHEV 모델도 출시가 예정돼 있다. -
◇ 牛여곡절 1세대 '소나타'와 '쏘나타'
대한민국은 1980년대 이후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더 나은 삶의 질을 추구하는 새로운 소비의 시대가 열리면서 자연스레 중형차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었다.
이에 현대차는 1983년 5월 포니에 이은 현대차 제2의 고유모델이자 최초의 자체 개발 중형차인 스텔라(배기량 1,400cc / 1,600cc)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자 현대차는 1985년 11월 스텔라의 기본 차체에 1,800cc와 2,000cc 2종의 SOHC 엔진을 탑재한 ‘소나타’를 출시했다.
하지만 출시 이듬해인 1986년에는 발음과 어감 등을 고려해 '쏘나타'로 차명을 바꿨다. 2세대 쏘나타를 개발하며 중형차 수출이라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고 철저하게 수출 전략형 중형차로 개발된 2세대 쏘나타를 1988년 6월 출시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절대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던 캠리, 어코드 등과의 비교평가 테스트를 통해 상품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쏘나타는 당시 독일 모델을 들여와 자동차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경쟁사의 아성에 맞서 1989년 국내 전체 차종 중 판매 3위를 기록, 향후 국내 베스트 셀링카의 출현을 예고했다.
1988년 11월 16일에는 쏘나타 3,277대가 미국행 배에 선적되며 중형차로는 국내 최초로 미국에 수출되는 기록을 갖게 됐으며, 이 날을 시작으로 지난 1분기까지 해외로 팔린 쏘나타는 국내생산 수출 물량만 150만7,465대, 해외 현지생산 판매 270만7,631대 등 총 421만5,096대에 이른다. -
◇ 국산 중형 최초 DOHC 엔진 등장
현대차는 지난 2월 국내 미디어를 대상으로 쏘나타 터보를 처음 선보이는 자리에서 "향후에도 쏘나타에 최신 기술을 우선적으로 적용함으로써, 기술 혁신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1991년 2월 선보인 뉴 쏘나타는 2세대 쏘나타의 페이스 리프트 모델로, 유려한 곡선미가 넘치는 혁신적인 디자인을 선보였으며, 이 시점부터 새로운 엠블럼을 적용해 향후 전세계를 누비는 현대차의 브랜드 로고를 각인시키는 출발점이 됐다.
또 고급 대형차의 전유물로만 여겨지던 DOHC 엔진을 국산 중형차 최초로 장착하는 등 쏘나타의 역사에서 중요한 한 축을 담당했다.
이러한 '국민차=쏘나타'의 공식을 연 차는 1993년 5월 출시된 3세대 쏘나타(쏘나타Ⅱ/Ⅲ)로, 특히 지금까지도 많은 전문가들이 역대 쏘나타 시리즈 중 최고의 디자인으로 꼽을 만큼 출시 당시로선 파격적인 디자인이 큰 이슈를 불러일으키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
◇ '기술 독립 선언' 4세대 'EF쏘나타'
2011년 5월 현대차는 국내 최초의 중형 하이브리드 차량인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선보였으며, 당시 하이브리드 관련 선진 기술력과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도요타 등 일본 업체들의 특허를 피해 국내 순수 독자 기술로 개발에 성공해 현대차의 기술력을 보여줬다.
이어 지난해 연말 또 한 번 순수 독자 기술을 바탕으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더욱 개선해 연비와 성능을 동시 만족시킨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 출시했다. 이러한 현대차 기술 독립의 역사는 1998년 3월 출시된 EF쏘나타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EF쏘나타는 독자기술로 개발한 175마력의 2,500cc 델타 엔진과 인공지능 하이벡(HIVECl) 4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해 한국 중형차의 기술력을 전세계에 알렸다. 현대차는 EF쏘나타를 통해 북미 시장에서 한국도 제대로 된 차를 만든다는 평가를 본격적으로 받기 시작했으며, 한류의 원조로 중국 시장에도 진출해 현대차 글로벌 공략의 선봉에 서기도 했다.
2004년 9월 출시된 NF 쏘나타는 46개월의 개발 기간을 거쳐 순수 독자 기술로 개발한 2.0/2.4 세타 엔진을 NF쏘나타에 탑재했다. 미국 앨라배마 공장의 준공과 함께 2005년 5월부터는 ‘메이드 인 아메리카’로 생산되기 시작돼 북미시장 공략에 더욱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됐다. -
◇ 터보, 그리고 하이브리드까지 첨단 진화
2009년 9월 출시된 6세대 YF쏘나타는 현대차의 디자인 정체성인 ‘플루이딕 스컬프처’를 처음으로 적용해 이전 모델과는 확연히 차별화된 디자인으로 세계 시장에 쏘나타의 존재감을 강렬하게 각인시킨 모델로 평가되고 있다. YF쏘나타는 2.0 세타Ⅱ 엔진과 2.4 세타 GDi 엔진을 적용해 엔진 성능을 대폭 향상시켰으며, 6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돼 변속효율 및 연비 향상을 실현했다.
특히 쏘나타를 시작으로 현대차 독자기술로 최초 적용된 GDi(직분사) 엔진은 고성능과 고연비를 동시에 달성한 엔진으로 이후 현대ㆍ기아차의 전 라인업에 걸쳐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는 주력 엔진으로 자리 잡았다.
또 YF쏘나타 판매가 본격화된 2010년 5월 엑센트, 아반떼에 이어 현대차 차종으로는 역대 3번째로 글로벌 누적판매 500만대를 돌파했으며, 2010년 내수, 수출, 해외공장 현지생산 판매분을 합쳐 처음으로 연간판매 50만대를 돌파하는 신기록을 수립했다.
이후 YF쏘나타는 2012년 2월 2.0 누우 엔진이 2.0 세타 엔진을 대체했으며, 2011년 7월에는 2.0 세타Ⅱ 터보 GDi 엔진이 2.4 GDi 엔진을 대체하며 더욱 강력한 성능을 확보했다.
YF쏘나타는 중국에서 현대차 중형 모델로는 최초로 10만대 판매를 돌파했으며, 북미 지역의 각종 자동차 전문지 및 조사기관의 패밀리 세단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현대차의 미국 진출 차종 중 가장 많은 수상 경력을 자랑한다. 특히 2011년 5월 국내 최초의 중형 하이브리드인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선보이며 국내 친환경차 시장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