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제네시스 등 브랜드 고급화 통해 '글로벌 탑4' 도전 제네시스·에쿠스로 美 안착…이제는 유럽이다


  • 현대·기아자동차가 지난 2009년 글로벌 탑5 완성차 브랜드에 도약한 이래 또 한번의 업그레이드를 준비하고 있다. 올해 1월~4월까지 누적 판매대수(271만5000대)에서 세계 4위 르노·닛산 얼라이언스(269만1000대)를 앞지른 것. 일각에서는 현대기아차가 올해 판매목표로 내세운 786만대를 넘어, 최초로 800만대 고지를 넘어설수도 있을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현대차가 글로벌 탑5에 오르기 까지 '싼 가격에 품질도 낮은차', '적당한 가격에 괜찮은 차'라는 세계인들에 인식의 변화가 있었다. 당초 가격도 품질도 낮다는 비난을 받아왔지만, 점차 품질향상에 가속도가 붙으며 괜찮은 성능에도 가격이 비싸지 않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저가 브랜드', 다시 말해 '싸구려'라는 이미지도 함께 부각되며 현대차의 한 단계 더 큰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

    이에 정몽구 회장은 지난 2008년 프리미엄 세단 '제네시스' 출시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 상승의 시동을 걸었다. BMW 5시리즈나, 벤츠 E클래스로 대변되는 럭셔리 대형 세단 시장에 과감히 도전장을 던진 것.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제네시스는 시장 출시 첫해인 2008년 6개월여 만에 6000대가 넘게 판매된 게 이어 2009년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도 '북미 올해의 차'에 선정되는 쾌거를 거뒀다. 이는 자동차 명가로 불리는 일본도 해내지 못한 성과다.



  • 이에 힘입어 제네시스는 미국 시장에서 2009년 1만3604대, 2010년 1만6448대 등 꾸준히 판매고를 늘려가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에서 월 900대 안팎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주춤한 듯 했으나, 신형 제네시스가 출시되며 다시 한번 판매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신형 제네시스는 지난 5월 2071대가 판매되며 벤츠(28.4%), BMW(18.3%), 캐딜락(16.6%)에 이어 미국 시장 고급차 점유율 4위(8.9%)를 기록했다.

    제네시스가 성공적으로 미국시장에 안착함과 동시에 정몽구 회장은 같은해 3월 10년만에 신형 에쿠스를 선보이며 브랜드 고급화에 가속도를 올렸다.

    당시 신형 에쿠스 발표회장을 직접 찾은 정 회장은 "제네시스가 '북미 올해의 차'로 선정돼 호평을 받고 있는데 이어 신형 에쿠스를 통해 국내뿐 아니라 해외시장에서도 유럽의 고급 명차들과 당당히 경쟁하며 글로벌 명차 브랜드로 한 단계 더 비상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에쿠스는 이같은 정 회장의 의지와 기 대대로 제네시스에 이어 미국 럭셔리 세단 시장에 무사히 연착륙했다는 평가다. 중동 시장에서도 지난해 1월 중동의 고급차 전문지 EVO가 선정하는 '올해의 최고 세단'에 선정되는 등 세계 각지에서 품질력과 상품성을 인정받았다.



  • 문제는 현대·기아차의 브랜드 인지도가 국내는 물론이고 북미시장에서 과거에 비해 크게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유럽에서는 품질 대비 저평가되있다는 점이다.

    정몽구 회장은 품질에 대한 자신감으로 '제값 받기' 정책을 통해 경영 내실을 강화하고 있지만 현지 전략차종 대다수가 소형차에 집중된 만큼 브랜드 고급화가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정 회장은 지난해 10월 해외 임직원들에게 "유럽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현대∙기아차는 시장점유율을 상승시키며 선전하고 있지만, 브랜드 인지도가 뒷받침되지 않아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다"며 "이제는 질적인 도약이 중요한 시점이다. 유럽 전 임직원이 역량을 집중해 품질 고급화, 브랜드 혁신, 제품 구성 다양화 등을 추진, 앞으로를 준비하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정 회장은 신형 제네시스를 통해 유럽시장에서도 양적성장을 넘어 질적성장에 본격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심산이다. 특히 제네시스가 미국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둠으로써 현대차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렸던 경험을 유럽 시장에서도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가 유럽시장에 럭셔리세단을 선보이는 것은 제네시스가 최초다.

    정 회장은 유럽 현지 법인을 방문하며 "제네시스 후속 모델을 앞세워 유럽 소비자들에게 현대차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심어줌으로써 유럽에서 일류 브랜드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신형 제네시스는 국내를 비롯해 해외시장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현대차 노사는 올해 임단협을 앞둔 상태에서도 신형 제네시스 생산량을 10% 늘리는데 합의를 마쳤다. 당초 신형 제네시스는 올 2분기 유럽에서 데뷔할 예정이었으나 공급이 원할치 않아 출시가 연기된 상황이다. '브랜드 고급화'를 부르짖는 정 회장과 현대차의 기대와 기술력이 자동차의 본고장 유럽에서도 성공 신화를 써내려갈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사진제공=현대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