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수준의 전염병일 뿐이다" 등 안일한 대응을 하다 화를 키워
  • ▲ 국가적 재난인 메르스 대책을 총리대행이 직접 챙겨야 한다는 주문이 많다ⓒ뉴데일리 DB
    ▲ 국가적 재난인 메르스 대책을 총리대행이 직접 챙겨야 한다는 주문이 많다ⓒ뉴데일리 DB


    "사망 2명, 3차 감염 2명, 추가 환자 6명, 확진환자 25명, 격리관찰 682명, 고위험군 200명..."

    지난달 20일 메르스 첫 환자 발생후 12일이 경과한 2일 현재의 상황이다. 빠를 경우 2일, 일반적으로 평균 5일, 최대 2주라는 메르스 잠복기를 고려하면 참 우려스러운 일이다.

    나날이 감염자와 의심환자가 늘고 있고 격리 관찰 대상도 증가세다. 병원내 3차 감염까지 발생했고 4차, 5차 감염우려도 상존한다. 한 병원에서만 16명의 감염자가 나왔다.

    비말 전파의 특성상 2미터 이내 근접 대상자만 감염우려가 있을 것이라는 당초 예측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보호자와 방문객은 물론 같은 병실 환자, 의료진, 심지어 15미터는 더 떨어진 병동의 환자 조차 감염됐다.

    감염자는 의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출국했고 의료진은 보건당국 신고를 해태했다. 당국은 "우리는 사우디와 다르다" "낮은 수준의 전염병일 뿐이다" 등 안일한 대응을 하다 화를 키웠다. 현장에서는 형식적인 방역조사가 다반사였으며 통제와 격리 등의 대응은 한참 뒤였다.


     

  • ▲ 메르스 확산-진정의 갈림길은 이제 4~5일 밖에 남지 않았다ⓒ
    ▲ 메르스 확산-진정의 갈림길은 이제 4~5일 밖에 남지 않았다ⓒ


    의료기관 내 강화된 감염관리로 더 이상 전파를 차단할 것이라고 했지만 이틀만에 추가 환자가 나왔다. 감염 원인과 전파 방식에 대한 당국의 발표도 쉽사리 믿기지 않는다.

    이대로라면 최악의 시나리오인 지역적 시간적 전파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코리안 메르스라는 바이러스 변종 여부도 의심스럽다.

    지난달 31일 보건복지부와 감염학회 등은 "앞으로 1주일이 확신이냐 진정이냐의 기로라며 정부와 의료계를 믿어달라. 메르스 유행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겠다"고 호소했다.

     

    믿고 싶다. 솔직히는 믿을 도리밖에 없다. 그럴려면 우선 미더운 정부 모습을 보여여 한다. 정부는 메르스 초기 전염병 위기경보 수준 '주의'를 발령하고 질병관리본부를 중심으로 대책반을 꾸렸다. 이후 확산기미가 보이자 대책반을 복지부 차관이 맡는 메르스 중앙대책본부로 격상시켰다.


     

  • ▲ 최경환 총리대행이 2일 긴급 메르스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최경환 총리대행이 2일 긴급 메르스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하지만 메르스는 도리어 창궐수준으로까지 확산 조짐이다. 부랴부랴 1일 당정협의를 열었지만 원론적인 수준에 그쳤고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도 우려만 가득했다. 2일 오전 모처럼 최경환 부총리가 총리대행으로 나서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가진 것은 그만큼 상황이 심각하다는 반증이다.

    국민들에게 깨끗히 손씻기만을 강요할 수는 없는 것이 아닌가. 이제라도 국가적 총력대응에 나서야 한다.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 차원을 넘어 총리실이나 청와대에 특별 대책팀을 꾸리고 인력과 장비 등을 총동원해야 한다.

    자칫 이대로라면 대재앙은 물론 제2의 세월호가 되어 한국경제에 직격탄을 날릴 수가 있다. 총리대행을 맡은 후 한번도 총리실을 찾지않은 최경환 부총리. 이 시각부터 총리실로 자리를 옮겨 직접 대책 챙기기를 주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