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감염자 총 3명, 모두 의료기관 내 감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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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 입국하는 외국인 관광객들. ⓒ 연합뉴스
    ▲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 입국하는 외국인 관광객들. ⓒ 연합뉴스

     

    메르스에 대한 정부의 방역망이 뻥 뚫렸다.
    3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 유전자 검사에서 5명이 양성으로 추가 확인돼 환자 수가 모두 30명으로 증가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3번째로 많은 메르스 환자국이 됐다. 발병지인 중동의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다음이다.

    특히 새로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 5명 중 1명은 3차 감염자로, 3차 감염자 또한 3명으로 늘었다.

    첫 감염자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은 지난 20일. 정부는 같은 병실을 사용한 환자, 보호자, 의료진에 대해서만 격리 관찰과 역학 조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6번째 확진판정을 받은 환자가 첫 감염자와 같은 병실을 쓰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뒤늦게 역학 조사 범위를 대규모 늘렸다. 이 여섯번째 환자는 끝내 사망했다.

    보건당국이 애초에 메르스 발생 초기부터 방역 체계를 갖췄다면 여섯 번째 환자가 발생했을 때 허둥지둥 하지 않고 3차 감염도 막을 수 있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 환자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데 있다. 이날 3차 감염자로 확인된 A씨는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기 전 두 곳의 병원을 옮겨 다녔고 다인 병실을 이용했다고 한다. 병원 내 감염으로 2차 감염자가 크게 늘었던 것을 감안하면 여러 병원을 통한 확산 가능성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2일 기준으로 중앙메르스대책본부가 집계한 격리 대상자는 총 756명이다. 정부는 수천명으로 늘 것으로 보고 별도의 시설관리 장소를 물색중이나 지역사회 반발이 거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는 이번 3차 감염사례가 지역사회 전파 단계가 아닌 병실 내 감염이 주를 이룬 것으로 확인하면서 당국의 통제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병원을 거점으로 지역 사회에 메르스 바이러스가 퍼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잠복기가 2주에 달해 향후 전파 양상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권준욱 중앙메르스대책본부 기획총괄반장은 "오는 13일까지 환자가 얼마나 늘어나느냐, 다 추적이 가능한가 등을 봐야 (추가 확산 가능성을) 판단할 것"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