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영역 제한, 인가에 최장 1년 걸려 ... 자본적정성 유지 강조, 출구전략 준비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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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위원회가 이달 말께 발표할 예정인 인터넷전문은행의 인가 요건 및 절차가 초미의 관심사다. 이와 관련,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 미국 금융당국의 인가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

     

    인터넷은행은 1995년 SFNB(Security First Network Bank)가 처음 설립된 이후 영국, 일본 등에 확산됐다.

     

    미국에서는 인터넷은행에 대한 특정한 면허나 특별법이 따로 존재하지 않아 인터넷은행도 여타 은행과 마찬가지로 국법은행, 연방저축은행, 주법은행, 주법저축은행의 4형태 중 하나로 인가됐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전통적 은행 인가절차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추가적으로 인터넷은행 고유의 위험성을 감안해 설립을 승인해줬다.

     

    미국 통화감독청이 2001년 발간한 '인터넷은행과 국법은행 인가지침'에 따르면 인터넷은행은 거래, 전략, 평판, 규제준수 관련 위험이 전통적 형태의 은행에 비해 더 큰 것으로 파악됐다. 당연히 보다 신중히 인가 절차를 진행, 인가에 최대 1년이 소요됐다.

     

    통화감독청은 1997년부터 2000년 초까지 Compubank, Nextbank, CIBC National Bank, Aerobank.com의 4개 인터넷은행을 국법은행으로 승인했다.

     

    Compubank는 당좌 및 저축계좌와 전자요금지불서비스로 사업영역이 제한된 형태로 신청 약 1년 후 조건부 인가를 받았고, 다른 3개 은행은 인가에 약 반년 정도 소요됐다.

     

    Nextbank와 CIBC National Bank는 신청인의 주 사업영역으로 사업범위가 국한되는 등, 업무범위가 제한된 상태로 승인됐다.

     

    또 국법은행은 통상 명시적 최소 자본금 요건이 없으나 인터넷은행은 제출된 사업계획과 관련 리스크, 경영진의 경험 및 능력, 경제 및 시장상황 등을 고려해 통화감독청이 적정 자본금 수준을 결정했다.

     

    실제 CIBC National Bank는 영업개시비용을 제외하고도 4억2300만 달러의 자본금 기준을 요구받았다.

     

    또 인터넷은행의 수익성 및 건전성이 낮아 영업을 지속하기 어려울 경우에 대비한 출구전략 마련을 인가 요건으로 추가했다.

     

    우리나라 인터넷은행 인가도 이런 사례를 상당 부분 참고할 가능성이 있다.

     

    이수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인터넷은행 인가는 일반은행과 동일한 기준 및 절차 하에 인터넷은행 고유 위험 관리계획의 타당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하되, 초기에는 점진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수진 위원은 또 "업무영역은 법으로 제한하기보다 인가 과정에서 사업자의 역량을 감안해 제한하고, 최저자본금은 업무별 위험도를 고려해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