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엘게임즈 MMORPG '아키에이지', 감옥 시스템 도입... "2천여개 계정 이용 제한""일방적 통보 보다 효과적, 유저와 소통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방안"
  • ▲ 아키에이지 캐릭터가 감옥에 수감된 모습.ⓒ엑스엘게임즈
    ▲ 아키에이지 캐릭터가 감옥에 수감된 모습.ⓒ엑스엘게임즈

누구나 '불법을 저지르면 감옥에 간다'는 사실은 많은 사람이 인지하고 있는 사실이다. 이러한 인식이 게임 내에도 적용,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에는 게임 내에서 게임 문화를 저해하는 악성 행동을 하는 경우, 게임사에서 일방적으로 경고 조치를 한 다음, 심할 경우 계정을 정지시켜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게임 캐릭터가 직접 감옥에 가는, '감옥 시스템'은 '잘못 하면 벌을 받는다'는 것을 확인해 주면서 그동안 생각 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소통의 창구로 작용하고 있다. 

1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엑스엘게임즈(대표 송재경)는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아키에이지'에 업계 최초로 불법 프로그램 이용 유저들을 감옥에 보내는 시스템을 도입, 2000개가 넘는 계정을 이용 제한 시켰다. 

일반적으로 감옥 콘텐츠는 게임 내에 재미 요소로 이용되고 있으며 아키에이지에서도 인기 콘텐츠 중 하다나. 하지만 사회적으로 인식되고 있는 실제 감옥의 의미를 부여한 사례는 아키에이지가 유일하다. 

불법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유저가 직접 노력하지 않고도 결과물을 얻을 수 있어 이용자 차별을 유발한다. 직접 게임을 하면서 차근히 캐릭터를 키워가고 아이템을 획득하는 유저들로써는 분통터지는 일이다. 

게임사들 입장에서도 골칫거리로 작용, 단속하고 경고하며 심할 경우에는 이용 계정을 영구 삭제한다. 그러나 이는 게임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인 만큼 굉장히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하지만 누구나 불법을 저지르면 감옥에 간다는 원칙을 공감하고 있는 만큼 이를 이용해 콘텐츠 화 하고, 간접적으로 감옥을 경험하게 함으로써 이용자들에게 잘못이라는 인식을 심어줌으로써 단순히 경고, 계정 삭제가 아닌 계도의 의미까지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아키에이지 감옥 수감 시스템은 일정 횟수 이상 유저들로부터 신고가 들어오거나 불법 프로그램 모니터링 과정에서 정상적인 플레이어임을 입증하지 못한 캐릭터를 감옥으로 강제 이동, 최소 1일에서 최대 3일까지 수감시킨다. 수감된 캐릭터들은 게임 플레이 중 재판을 받아 재미를 위해 수감된 일반 캐릭터들과 달리 축구나 탈옥 등의 감옥 콘텐츠를 즐길 수 없는 것은 물론, 수감시간 동안 어떠한 행동도 할 수 없는 상태로 있게 된다. 

이러한 게임 기록을 바탕으로 불법 프로그램 사용이 확인되면, 운영정책에 의해 게임 이용이 영구적으로 제한된다.

김다영 엑스엘게임즈 게임서비스실장은 "감옥 콘텐츠를 활용한 제재 방법은 불법 프로그램 사용자가 어떤 페널티를 받게 되는지를 직접 보게 돼 불법 프로그램 사용에 대한 경각심 고취 면에서도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비슷하게 넥슨 역시 곧 출시할 온라인 게임 '메이플스토리2'에도 감옥 시스템을 도입했다. 욕설을 하거나 다른사람의 게임 플레이를 방해하는 등의 부적절한 행동이 있게 되면 감옥에 가게 된다. 

지난달 29일 메이플스토리2 출시 간담회 자리에서 김진만 디렉터는 "유저들이 어떤 점을 좋아하고 불편해 할까를 고민했다"며 "소통하는 차원에서 감옥 시스템을 도입, 단순한 제재는 딱딱해 보일 수 있어 감옥 콘텐츠를 더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한 이용자는 "어떻게 보면 게임 속에서 감옥을 가는 것이기 때문에 심각해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막상 같이 게임하던 사람이 감옥에 들어가면 왠지 모르게 경각심이 느껴졌다"면서 "단순히 글로 경고하는 것보다 감옥 콘텐츠를 이용한 처벌이 효과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