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는 셰익스피어의 4대비극보다 판타지가 더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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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라는것은 본질적으로 괴로움일 수 있습니다"

     

    지난 10일 이화여자대학교 삼성홀에서 김영하가 '책읽는 괴로움 그리고 즐거움'을 주제로 강연에서 한 말이다.

     

    메르스의 여파로 인해 한산할 것으로 예상된 <북잼 콘서트>는 예상 밖으로 많은 인원이 자리를 메웠다.

     

    그는 본격적으로 '책읽는 괴로움 그리고 즐거움'에 대해 "영리한 청중들은 책읽기가 괴롭긴한데 즐겁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하는 "우리는 흔히 '책은 마음의 양식이다'라는 말을 못이 박히도록 듣는다. 하지만 누군가 읽으라고 권하는 순간 스트레스로 변한다"며 "책의 매력을 떨어뜨리는 것은 책을 읽으라고 권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일화 한가지를 들려줬다.

     

    초등학생 3학년에 재학중이 아이가 사인을 받으러 왔단다. 책을 좋아하냐고 아이에게 묻자, 엄마가 읽으라고 시켜서 세익스피어 4대 비극을 읽었다 김영하에게 답하더란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은 햄릿, 맥베스, 오델로, 리어왕으로 초등학생이 읽기에는 비극적인 내용이 전개되는 책이다.


    김영하는 초등학생 아이에게 셰익스피어를 읽게한  어머니와 생각이 달랐다.


    김영하는 "아이가 판타지를 읽는 것보다 셰익스피어의 4대비극을 읽는 게 더 유해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과연 고전들이 부모가 생각하는 것만큼 안전한 책일까? 그는 단연코 아니라고 말했다.

     

    햄릿의 예를 들어보자, 결정장애의 대명사 햄릿은 '독살당하고 유령이 된 아버지, 아버지를 독살한 숙부, 숙부와 결혼한 어머니, 어머니를 애증하는 햄릿, 햄릿을 사랑하다 미쳐버린 오필리어'라는 구조안에서 내 던져져 있는 인물이다.

     

    이 작품을 통해 우리가 얻는 교훈은 과연 무엇일까. 설령 교훈이 있다고 하더라도, 초등학교 아이가 독살, 근친상간 등은 이해되기 어려운 작품이다.

     

    우리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책을 읽는다. 나이에 맞는 불안이 있다. 어린아이에게 동화책 '헨젤과 그레텔'을 읽히고 그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부모가 자신을 떠날거라는 불안이 있기 때문.

     

    이날 '독서는 본질적으로 괴로움이다'라고 말한 김영하는 학교에서 읽어야 하는 책 목록은 불필요하다고 다시 한 번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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