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모바일뱅크를 넘어 '워치뱅크'…첫 거래도 집에서 '스마트금융센터'
  • 18년전 인터넷뱅킹이 처음 개발됐을 때 사람들은 대중화에 대한 의문을 던졌다. "내 돈을 맡기는데 얼굴도 안보고 숫자만 왔다갔다 하는 것을 믿을 수 있겠냐"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은행거래의 약 80%가 인터넷·모바일 등 비대면으로 이뤄진다.

    이제 인터넷뱅킹의 도입보다 더 큰 변화가 '핀테크'라는 이름으로 불어닥칠 예정이다. 그 실체가 아직 명확하지 않아 금융권은 긴장과 기대 속에 준비하고 있다. '핀테크'의 모습이 이떻든, 이용자들은 편하면 쓸 것이다. 

  • ▲ NH핀테크협력센터 ⓒ뉴데일리
    ▲ NH핀테크협력센터 ⓒ뉴데일리


    ◇ "구글 지도에 맛집 꼿아 넣듯이 '오픈플랫폼' 가져다 붙이세요"

    NH농협은행이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을 했다. 될성 싶은 핀테크 기업을 찾아 헤매지 않고 알아서 가져다 쓰라며 IT기업에게 플랫폼을 개방했다.

    개방된 프로그램 명령어 덩어리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즉 특별한 프로그래밍 기술 없이도 원하는 응용프로그램을 쉽게 만들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인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다.

    예를 들어 채팅앱에서 선물하기라는 기능을 만들 때 은행의 송금기능이 필요하다면, 오픈플랫폼에서 '송금'모듈을 가져다 붙이면 된다는 얘기.

    또 숙박소개 앱에서 예약기능을 추가하고 있을 땐 '결제'모듈을 가져다 쓸 수 있고, 기러기 아빠를 위한 앱을 만든다면 '환전'과 '송금' 모듈을 응용해 가족에게 현지통화를 보낼 수 있다. 가계부 앱를 개발한다면 '잔액조회 및 거래내역' 모듈을 가져다 제작할 수 있다.

    금융사에서 핀테크 업체의 아이디어와 기술을 선정해 은행에 도입하면 서비스가 제한적이 될 수밖에 없지만, 오픈플랫폼 방식은 어떤 업체에서 어떤 서비스를 개발하냐에 따라 무한한 가능성이 열린다.

    농협은행 스마트금융부 김봉규 차장은 "오픈플랫폼은 실험적인 시도이며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기존에는 금융사에서 핀테크 회사를 찾아 제휴하는 것이 대부분 이었다. 농협의 대응은 다르다. 기업이 쓰고 싶을 때 언제든지 가져다 쓸 수 있도록 오픈플랫폼을 만들었다. 무료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 ▲ 워치뱅크 잔액조회 화면 ⓒNH농협은행
    ▲ 워치뱅크 잔액조회 화면 ⓒNH농협은행


    ◇ 인터넷·모바일뱅크를 넘어 '워치뱅크'

    농협은 국내 최초로 '워치뱅크'를 출시했다. 스마트폰 대중화와 함께 '삼성 기어라이브', '기어네오2', '기어S', 'LG G워치', 'G워치R' 등이 쏟아지고 있는 만큼 농협은 스마트워치에서 구동되는 워치뱅크를 제작한 것.

    웨어러블 스마트 기기인 스마트 워치를 통해 간편 비밀번호 만으로 계좌잔액, 거래내역 조회가 가능하다. 단 스마트폰에 'NH워치뱅킹' 어플을 다운로드 받아야 이용할 수 있다.

    농협은 '웨어러블 핀앱(Wearable FinApp : 착용형태 금융 어플리케이션)' 서비스 확대를 위하여 조만간 출시 예정인 애플사의 '아이워치'에도 NH워치뱅킹을 제공할 예정이다. 올해 중으로 NH워치뱅킹을 통한 계좌 이체 및 ATM 현금 인출 등의 추가 서비스 지원도 검토 중이다.

    또한 농협은 인터넷전문은행 전단계인 '스마트금융센터'를 올해 말 목표로 구축할 예정이다. 이 센터의 가장 큰 특징은 은행창구에 가지 않고 인터넷 상에서 새로운 계좌를 열 수 있다는 점이다. 즉 농협을 이용하지 않았던 이용자들도 거래를 할 수 있다는 것.

    첫 거래는 반드시 은행 창구로 가야한다는 기존 틀을 깨는 시도다. 

    카카오톡, 문자, 화상, 채팅, 전화상담 등 비대면 거래를 통해 신분을 확인해 예·적금을 가입할 수 잇는 것은 물론 대출, 펀드·보험 가입, 카드발급 등이 가능하다.

    이밖에 농협은 '핀테크 협력센터'를 운영해 기술력이 있지만 기반이 약한 핀테크 기업에게 기술상담, 금융지원, 법률자문, 특허출허 등에 대한 멘토링을 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