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핀테크사 MOU체결 9쌍 중 3쌍은 개별 제휴
  • ▲ 핀테크지원센터 사무실이 있는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뉴데일리
    ▲ 핀테크지원센터 사무실이 있는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뉴데일리

정부가 '핀테크 육성'을 핵심 개혁과제로 삼고 경기도 판교에 창조경제혁신센터에 구축한 '핀테크지원센터'를 찾아가 봤다. 

임종룡 금융위원장과 은행·카드·증권·보험·신용정보 등금융계 인사들이 총동원 돼 대규모로 치뤄진 지난 4월말 1차 데모데이, 5월말 2차 데모데이와는 달리 소박한 사무실 한칸에 자리잡고 있다.

상담오는 핀테크 기업은 하루에 2곳 정도로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다. 지원센터에는 금융감독원 직원 1명, 포스콤직원 1명, 은행직원 1명, 카드사 직원 1명 총 4명이 상담하러 오는 핀테크 기업을 기다리고 있다.

아직 증권사, 보험사의 인력이 없어 관련 상담을 할 수는 없다. 지원센터에서 핀테크 회사의 시스템을 플랫폼 위에 구축하거나 실행해 볼 수 있는 기술적 지원도 없다. 

지원센터는 핀테크 회사가 갖고 있는 기술력이나 아이디어를 금융회사에 적용할 수 있는지, 사업성 여부에 대해 상담받을 수 있는 장소만 제공한다.

국민·농협·신한·우리·기업·하나·우정사업본부 등 한 은행당 2명~5명 총 20명이 배정돼 1명씩 핀테크 지원센터에 나와 핀테크 기업에게 상담을 해준다. 상담직원들은 상품, 전자금융, 스마트뱅킹, 지급결제, 보안, 기업제휴, 가맹점관리, IT관련 등 다양한 부서의 인력으로 핀테크 기업이 인력에 대한 선택권은 없다. 

BC·국민·삼성·신한카드 등 카드사에서도 2~5명씩 직원 14명이 배정됐으며 6월부터 현대카드에서 3명이 추가로 인력풀에 합류하면 총 17명이 로테이션으로 1명씩 핀테크지원센터에서 근무한다. 

지원센터에 배치될 인력풀은 지불결제 담당 직원이 가장 많으며 IC카드기반 신사업 개발 분야, O2O마케팅 분야, 모바일 지급결제분야, 보안인증솔루션 분야, 간편결제 분야 등 인력이 핀테크 기업을 상담해 준다.

  • ▲ 핀테크지원센터 사무실ⓒ뉴데일리
    ▲ 핀테크지원센터 사무실ⓒ뉴데일리

  • 금융위는 그동안의 성과를 데모데이에서 발표하며 총 9개쌍의 금융사와 핀테크 기업이 제휴를 맺었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제휴 기업간의 핀테크 기술이 바로 금융권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금융사가 멘토가 되고 핀테크사가 멘티가 되어 짧게는 2개월, 길게는 4개월 동안 금융사가 핀테크 회사를 지원해 주는 시스템이다.

    실제 핀테크 지원센터를 통해 협약을 맺은 사례는 금융위 발표 MOU체결 9쌍 중 6쌍에 그친다.

    사업성이 높게 평가돼 내년초 실제 상품으로 검토되고 있는 '현대증권-위즈도메인'은 핀테크 지원센터에서 제휴된 사례가 아니다.

    위즈도메인은 특허의 가치를 주가로 환산하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이는 실제 주가와 비교가 가능하기 때문에, 실제 주가가 특허주가보다 낮을 경우에만 투자하는 방식으로 지난 3년간 투자한 결과 수익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현대증권이 위즈도메인에 협약을 요청해 1년간 협업하기로 했으며, 일차적으로 올해 하반기 현대증권 자기자본금 50억원을 위즈도메인 특허주가 솔루션을 통해 투자해 시험해 보고 성공적일 경우, 내년초 해당 솔루션만을 이용해 투자하는 '펀드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억대 연봉을 받는 투자자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한 것.
     
    위즈도메인은 중국의 휴대전화 기업 '샤오미'에서도 러브콜을 받았을 정도로 사업성을 인정받았다.  

    이밖에 지난 2차 데모데이에서 협약식을 연 핀테크-하나은행, 더치트-우리은행도 개별적으로 연계된 회사들이다.

    데모데이에서 소개된 핀테크 기업 중에는 이미 시제품을 갖고 있는 회사도 있지만 제품이 완성되지 않은 회사나 아이디어만 갖고 있는 회사들도 있다. 핀테크지원센터에서는 예비 창업자, 스타트업, 시제품 출시회사 3단계 핀테크 기업 모두 상담하고 있다.

    상담받은 핀테크 기업에 대한 소개서를 금융회사에 발송해 시현을 해보고 싶은지 설문을 통해 데모데이 시현업체를 선정한다. 금융사는 데모데이에 시현된 업체 중에서 멘토링을 해주겠다고 나서면 핀테크 업체가 고르는 방식이다. 

    금융사 멘토링을 얻게된 핀테크 회사는 최대 4개월 동안 시장성 판단과 함께 법률, 행정, 자금조달 등 상담을 받고 기술개발을 할 수 있는 랩을 제공받기도 한다. 때문에 데모데이는 핀테크 기업에게 엄청난 기회라고 할 수 있다. 
     
    핀테크지원센터 담당자는 "핀테크 회사가 이미 사업성과 기술력을 갖고 있으면 좋지만, 아이디어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보고 시제품이 없는 회사도 데모데이에 설 수 있게 했다"며 "핀테크 지원센터는 허브역할을 한다고 보면 된다. 금융사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핀테크회사들을 상담해 주며 지원센터는 최소한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