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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국민 혈세를 들여 전세자금 보증지원을 해주는 것이 전세값 급등을 부채질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국회예산정책처는 17일 '2014회계연도 재정사업 성과평가' 보고서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004년 한국주택금융공사 설립 이후 전세자금 보증지원사업에 총 72조3000억원의 재정자금을 투입했다.
예정처는 "전세자금 보증지원은 전세보증금 마련 지원 측면에서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고 있으나, 부차적 효과로서 전세가격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증분석 결과 보증지원을 통해 전세수요가 보다 확대되고 전세가격 상승이 지속되는 악순환 위험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
또 "의도하지 않은 이런 부정적 효과는 당초의 주거 안정화 효과를 반감시키는 만큼, 긍정적 효과를 보다 제고하기 위한 정책 조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면서 "주택임대차 시장의 구조변화를 감안해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예정처는 전세에서 월세로의 구조변화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는 한편 주거지원이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정책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주택공급정책도 분양보다는 임대주택 정책 중심으로 변화가 필요하고, 자가와 전세 뿐만 아니라 월세정책에 대한 관심 제고가 이뤄져야 하며, 주거비부담 수준을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주거비지수 개발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한노덕 예정처 사업평가관은 "주택 임대차시장 구조가 급격하게 재편될 경우 월세주거비 부담 가중으로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크게 줄어들면서 임차인의 주거안정이 악화될 뿐 아니라, 소비가 감소하면서 내수경기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구조변화가 점진적으로 순탄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완충정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영대 주택금융공사 주택보증부장은 "전체 전세가구의 약 10% 만이 전세보증을 이용하고 있고, 전국 평균 임차금액 1억4300만원에 비해 평균대출금액은 4500만원에 불과하기 때문에 전세대출이 전세값 상승을 부채질한다고 속단할 수 없다고 예정처도 인정하고 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