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우려 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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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봉균의 오토카페] 현대차와 기아차 영업 최전선의 신경전이 깊다. 형격인 2016 쏘나타가 지난 2일 선제 출시된데 이어, 아우 신형 K5가 오는 15일 출격하면서 피할 수없는 승부를 예고하고 있기때문이다. 기아차 K5를 의식한 현대차 국내영업본부가 직·간접적으로 견제와 수성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6년전만 해도 기아차를 맡아 디자인 경영을 주도, K5가 전성기를 누렸다면, 최근 치열해진 출시 경쟁처럼 쏘나타 전략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판매 부진에 따른 탈출구를 마련해야 하는 기아차로선 형을 넘어야 한다는 절박감에 K5 공세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출시 포문은 쏘나타가 열었다면 흥행몰이는 신형 K5에서 시동을 걸었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1세대 출시 이후 5년 만에 새롭게 선보인 2세대 K5에 대한 기대가 상당했고, 지난 3월 서울모터쇼에서 공개된 두 가지 디자인의 K5가 대기수요로 이어졌다는 게 기아차 판단이다.

    여기에 신형 K5 사전 계약 일시를 2주 가량 앞당겨 쏘나타에 맞대응 전략을 펼쳤다. 사전 계약에서 대략적인 트림별 가격대가 공개되면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신형 K5의 사전 계약은 11일만에 6000대를 돌파하면서 출시일까지 1만대 고지도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 '가격↓ 트림↑' K5·쏘나타, 내수 잠식 영향은…

    신형 K5와 쏘나타 트림은 가솔린을 기본으로  터보, 디젤,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등 7가지 파워트레인으로  라인업이 같다. 젊은층과 중년까지 아우르는 포석이다. 특히  두 모델의 가격도 인하경쟁 모드다. 2030을 주요 타깃으로 합리적인 가격을 앞세우고 있다.    

    K5는 주력인 2.0 가솔린 프레스티지 트림의 경우, 소비자가 선호하는 휴대폰 무선충전 시스템과 스마트 트렁크 등을 적용하는 등 사양을 재구성해 기존 모델 대비 상품 경쟁력을 높이면서도 가격은 100만원 이상 낮췄다.

    2016년형 쏘나타 역시 주력인 2.0 가솔린 '스타일' 모델은 기존 모델보다 판매가가 10만원 낮게 책정됐다. 어드밴스드 에어백과 LED 주간주행등 등 사양이 기본으로 추가되고 연비는 기존모델 대비 4% 향상됐는데도 가격은 인하한 것이다. 2.0 터보엔진을 장착한 신형 쏘나타 중 상위 모델인 '익스클루시브'의 판매가도 20만원 인하됐고 기본형인 '스마트' 모델 가격은 동결됐다.

    이 때문에 K5 사전계약 고객 중 2030세대의 비중이 약 45%(20대 15%, 30대 30%)를 차지해, 기존 K5 대비 약 5%p 가량 높아지는 등 고객층이 한층 젊어졌다. 쏘나타 역시 디젤과 터보 모델 비중이 40%가량 차지하며 고객 연령층이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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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나 기아차의 신차효과로 동급 차종에서 경쟁이 심화된 것이 서로의 판매 하락의 원인이 될 수 있지만 수입차나 국내 경쟁업체의 점유율 잠식도 가져올 수 있다는 긍정 효과도 노릴 수 있다"며 "소비자들은 그 만큼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현대차와 기아차의 모델 간섭 현상은 양사나 소비자들에게 독(毒)보다는 득(得)이 될수도 있다는 시각이다.

    ◇ 내수 경쟁이 글로벌 가치 상승효과로

    K5와 쏘나타가 치열한 접전을 펼 칠 수 있는 것은 차별화 포인트가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디젤과 터보로 치고 나온다면 기아차는 듀얼 디자인을 강조한다. 내수 잠식 등 출혈 경쟁을 우려했다면 당초 그림과 다른 동반상승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는 지점이다.  

    정 부회장은 현대차 입성후 '리모델링' 작업을 주도하고 있다. 강조하는 대목은 '고성능'이라고 한다. 벤츠나 BMW 같은 해외 명차가 진출중인 모터스포츠에서 느낄 수 있는 파워와 성능 요인을 현대차에 새겨넣어 한 단계 도약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반면 기아차는 감성품질에 치중하면서 차별환된 기술로 열세를 극복하는 모습이다. 소비자들에게는 선택의 폭을 넓히는 효과가 있다. 국내든 해외든 기아차와 현대차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모델을 업그레이드해 수성과 공세를 교차하는 형국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K5나 쏘나타가 하반기 동시에 출시되면서 판매에 영향을 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선의의 경쟁을 통해 품질을 개선하고 동반상승하는 효과를 노리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으로선 하반기 K5와 쏘나타 경쟁에서 '반쪽의 성장'을 넘어 장기적으로 현대차와 기아차가 동반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놔야하는 부담도 지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