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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제일모직 간 합병이 깨지면 두 회사 주가가 곤두박질 칠 것."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간 합병의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는 국민연금이 합병 무산 시 두 회사 주가가 동반 하락할 것을 염려해 찬성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연세대학교 경영대학 연강흠 교수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한 까닭은 합병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들 회사 모두 10% 안팎으로 주가가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 교수는 한국재무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실제로 증권가 의견을 종합해보면 합병 실패는 곧바로 주가 폭락, 주주들의 피해로 이어진다.
두 회사가 합병을 발표한 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주가가 각각 14.8%, 15%씩 뛰었다. 합병 후 탄생할 통합 삼성물산에 대한 기대심리가 주가 상승을 이끈 것이다.
그런데 만약 합병이 도루묵 신세로 흘러가면 주가는 다시 제자리를 찾을 수밖에 없다. 이번 합병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기구 'ISS' 조차 합병 무산 시 삼성물산 주가가 22.6%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를 비롯한 일부 시민단체가 합병 반대 논리로 써먹는 '합병 후 결국엔 주가가 다시 반등할 것'이라는 분석 역시 오류가 많다는 게 증권가의 공통된 시각이다.
합병 전 삼성물산 주가는 5~6만 선을 오르락 내리락하며 오랫동안 정체돼 왔다. 이런 가운데 건설경기가 갈수록 어려워 지고 있어 반등을 꾀할 만한 뚜렷한 돌파구가 없는 상태다.
특히 삼성물산은 수차례 합병 무산에 대비한 플랜B(제2의 계획)가 없다고 밝혀왔다. 즉 합병이 깨질 경우 더 이상 또 다른 합병 시도를 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이 같은 상황 또한 주식시장에서 삼성물산 가치를 떨어뜨릴 개연성이 크다.
국민연금이 합병 찬성으로 기운 나머지 이유는 삼성 측이 내세운 통합 삼성물산 청사진에 공감대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먼저, 바이오사업 등으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해 2020년까지 매출 6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삼성 측의 비전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배당성향을 30%로 확대하고 거버넌스 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합병 법인의 주주 친화정책에 대해서도 긍정의 뜻을 표했다.
통합 삼성물산은 30% 수준의 배당성향을 지향한다. 현재 상황에서 회사 성장을 위한 투자기회, 사업성과 등을 감안해 이 비율을 점진적으로 높여갈 방침이다. 주주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거버넌스 위원회도 삼성그룹 계열사 중 처음으로 세울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