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되려면 4억 내라"
예선조합, 신규 진입방해 '꼼수'

# 지난해 4월, 한국예선업협동조합 울산지부에 가입하려던 A사는 조합측의 황당한 주장에 말문이 막혔다. 2년전까지 3000만원에 불과하던 가입비를 13배나 올려 4억원을 낼 것과 가입후 3년간은 추가로 예선을 구입하지 말 것을 요구받았다.

결국 조합비를 내지 못한 A사는 회원가입이 되지 않았고 이후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다. 예선조합이 사용자의 신청을 받아 순번제로 작업을 배정하는 '공동배선제'를 운영하다 보니 통 작업이 주어지질 않는다. 예선(曳船)은 출입 통로가 협소한 항만에서 대형선박을 끌어 접안과 이안을 보조해 주는 예인선을 말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2일 울산 예선조합의 이같은 행위가 시장의 신규진입을 제한한 불공정행위라고 판단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1억4200만원을 부과했다. 또 시정 내용을 구성사업자에게 통지할 것을 명령했다.공정위는 "사업자 단체가 정당한 근거 없이 과도한 가입비를 요구하고 현재 또는 장래의 사업자수를 제한하는 행위는 명백한 공정거래법 위반"이라고 밝혔다.

울산조합은 지난 2013년 신규가입비를 과거 5년간 조합이 지출한 금액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부담금 2억원과 보유선박척수당 2억원씩을 징수하기로 규약을 제정했다. 가장 최근인 지난 2011년 신규 가입자에게 3000만원을 받던 것에 비하면 13배나 인상한 것이다.

조합은 또 신규가입자는 3년간 증선할 수 없고, 기존 사업자도 다른 사업자의 동의없이 증선할 경우 5억원의 위약금을 부과하도록 했다. 사실상 신규 가입과 증선을 막아 시장 경쟁을 제한하려는 목적이었다.

예선업 시장은 부산, 인천, 울산 등 국내 13개 주요항만별로 형성돼 있으며 전체 시장규모는 연간 3300억원, 울산항 시장은 450억원 수준이다. 울산지역 업체는 6개, 예선수는 38척이지만 조합에는 A사 1척을 제외한 5개업체 37척만이 가입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