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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왼쪽부터)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이 지난달 31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을 만나 '성동조선 경영정상화 지원을 위한 경영협력협약'을 체결했다. ⓒ 수출입은행
    ▲ (왼쪽부터)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이 지난달 31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을 만나 '성동조선 경영정상화 지원을 위한 경영협력협약'을 체결했다. ⓒ 수출입은행

 
수출입은행이 삼성중공업과 손잡고 최대 7년 동안 성동조선을 지원한다. 영업과 기술 지원은 삼성중공업이, 유동성과 재무는 수출입은행이 맡아 경영정상화 추진에 힘쓸 계획이다.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은 1일 서울 여의도 수출입은행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삼성중공업과 '성동조선 경영정상화 지원을 위한 경영협력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지난 달 31일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이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를 직접 방문해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과 이번 협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협약에 따라 삼성중공업은 성동조선에 영업, 구매, 생산, 기술부문을 지원하고, 수출입은행은 인사, 노무, 재무 등 전반적인 경영관리를 담당할 예정이다. 협약기간은 기본 4년이며 수출입은행과 삼성중공업이 합의할 경우 3년을 더 연장할 계획이다.

홍영표 수출입은행 전무는 "
조선업은 선박 인도까지 1년 반~2년 정도 걸리는 중장기 사이클을 가진 산업"이라며 "삼성중공업이 갖고 있는 기술 역량을 충분히 전수할 수 있는 시간이 최소 3년이라고 생각해 그에 1년을 더한 4년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수출입은행은 이번 협약을 통해 개별 조선사에 대한 단순 지원을 넘어 국가 기간산업인 조선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입장이다.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은 "성동조선은 통영 지역 수출의 91%를 차지하고 고용 규모가 2만 4000여명에 이른다"며 "세계적으로 조선업이 어렵지만 취약한 부분을 보완해 대형 뿐 아니라 중형 조선사의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 성동조선 인수·합병(M&A)는 차후 문제…경영정상화 우선 

수출입은행은 이번 협약으로 삼성중공업의 성동조선 M&A 가능성 여부에 대해서는 현재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은 "성동조선 인수·합병은 현재 배제돼있고, 이를 논할 정도로 성동조선을 경쟁력있는 기업으로 만드는 것에 주력할 것"이라며 "성동조선을 빠른 시간 내 정상화 시킨 뒤 주인을 찾아줄 것"
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덕훈 은행장은 성동조선에 대한 지원으로 삼성중공업이 과도한 부담을 짊어지는 것 아닌가하는 우려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이 은행장은 "이번 협약이 삼성중공업에 어느 정도 부담을 주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삼성중공업에 위험이 전가되는 부분은 수출입은행이 관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삼성중공업이 갖고 있는 시설이나 기술 기반으로 성동조선을 도와주는 것인 만큼 그리 큰 부담은 아닐 것"이라며 "대기업이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봉사할 부분도 있으며 삼성중공업이 갖고 있는 기술을 어려운 기업들에게 전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 ▲ (왼쪽부터)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이 지난달 31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을 만나 '성동조선 경영정상화 지원을 위한 경영협력협약'을 체결했다. ⓒ 수출입은행

  • ◇ 수출입은행, 성동조선 연내 추가 지원 가능성 有·3000억 원 넘지 않을 것

    수출입은행은 지난 5월 단독으로 성동조선에 3000억원 규모의 신규자금을 지원했다. 지난 2010년부터 수출입은행, 우리은행, 무역보험공사 등 채권단이 성동조선에 약 2조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했으나 수출입은행을 제외한 채권단이 자금 지원을 거부하고 있다.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은 "조선업 헤비테일 등 계약 문제로 유동성 문제가 생길 수 있어 9월 말 쯤 추가 자금 지원이 필요하지만 지난번 투입했던 3000억원은 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상철 수출입은행 기업구조개선단장도 "성동조선이 계속 수주활동을 한다고 가정하면 2000억원, 수주를 안하면 3700억원 정도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며 "지난 5월 3000억원을 지원했을 때 7월 말까지의 유동성이라고 생각했으나 성동조선이 자력으로 버티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은 앞으로 우리은행과 무역보험공사 등 채권단과 협의를 통해 성동조선을 지원해나겠다고 밝혔다.

    이덕훈 은행장은 "우리나라 대부분의 금융기관들은 이익 추구를 중시하기 때문에 손실이 발생할 경우 협조를 잘 안한다"며 무보는 정책금융기관으로서 많은 손실을 봐서 (추가 지원) 여력 문제로 고민 중이지만 앞으로 같이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