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 1조2000억원 유상증자로 자본 확충KB금융, 신한금융, 한국투자금융지주 등에 선전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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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초 매각공고를 앞둔 업계 2위 KDB대우증권 인수전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KB금융과 신한금융, 한국투자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의 지주사) 등 국내 기업들은 물론 중국의 시틱그룹과 안방보험그룹 등이 인수 후보로 물망에 오른 상황에서 미래에셋증권이 다크호스로 급부상했기 때문.

     

    특히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포기하고 본업인 금융투자업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이사회에서 결의했다. 조달된 자금으로 KDB대우증권 인수전에 뛰어들겠다는 의사를 보이면서, 지금까지 거론된 후보 중에서 가장 강력한 인수 의지를 나타냈다. 향후 인수전에서 주도권을 잡아가는 모양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DB대우증권 인수전이 미래에셋증권의 가세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오히려 가장 강력한 인수 후보로 떠오르면서 KB금융과의 실질적인 맞대결 양상이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9일 이사회를 열고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늘어난 자본금을 바탕으로 M&A 시장에 곧 매물로 나올 KDB대우증권 인수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미래에셋증권의 이 같은 행보는 단순히 대형 IB로 덩치를 키우겠다는 것으로 보기에는 너무나 파격적이다.

     

    표면적으로 밝힌 유상증자의 이유는 크게 3가지다.

     

    우선 자본시장의 새로운 성장모멘텀인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지위를 확보해 기업신용공여 및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 등 신규 비즈니스를 적극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미래에셋증권은 글로벌 우량 대체투자자산을 적극 발굴해 국내자산관리 시장에 공급하고 자기자본투자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국내외 대형증권사를 포함한 다양한 M&A 기회를 적극 물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가장 눈여겨볼 대목이다. 사실상 대우증권을 겨냥한 것으로 인수전 참여는 물론 강력한 인수 의지까지 포함됐다.

     

    기존에 거론됐던 KB금융, 신한금융, 한국투자금융지주, 시틱그룹, 안방보험그룹 등이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물밑에서 인수를 타진해 온 것과는 차이가 있다.

     

    이에 따라 가장 대우증권 인수가 절실하고 자금력까지 갖춘 KB금융과의 맞대결 가능성이 높아졌다.

     

    KB금융은 최근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의 자회사인 LIG투자증권의 지분 82.35%를 처분하기로 했다. 기존 KB투자증권과의 합병 시너지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불필요한 LIG투자증권을 팔고, 곧 매물로 나올 대우증권을 인수해 증권업계 판세를 한번에 뒤집겠다는 속내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비은행권 비중이 낮은 KB로서는 대우증권 인수가 대외적인 명분도 있다.

     

    물론 한국투자금융지주나 신한금융의 인수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중국의 시틱그룹과 안방보험그룹 등 해외자본의 변칙 행보도 막판 변수가 될 수 있다.

     

    한편, 미래에셋증권의 자기자본은 6월 말 기준으로 2조4835억원이다. NH투자증권(4조4979억원), KDB대우증권(4조3050억원), 삼성증권(3조5741억원), 한국투자증권(3조3078억원), 현대증권(3조2037억원)에 이어 업계 6위 규모이다.

     

    하지만 이번 유상증자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자본이 약 3조7000억원 규모로 확충돼 삼성증권을 제치고 업계 3위로 급상승하게 된다. 게다가 대우증권 인수전에서 승리할 경우 자본금 약 8조원 규모의 초대형 증권사로 도약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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