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선방했지만 8월 거래대금 감소로 수익 악화 '시그널' 대우·대신·현대·삼성증권 등 3분기 30~40% 순이익 감소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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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상반기에 '쨍'하고 해 떴던 증권업계가 3분기에 다시 빨간불이 켜졌다. 8월부터 장이 안좋아지면서 전분기대비 30~40%의 이익 감소가 우려되고 있는 것. 상반기 호조세가 3분기에 꺾일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팽배해지면서 미국의 금리인상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3분기 증권사들의 수익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상반기에 큰 수익을 올렸지만, 3분기에는 실적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A 증권사 관계자는 “7월까지는 분위기가 좋았는데 8월부터 시장이 나빠졌다”며 “거래대금이 감소하면서 상황이 어려워진 것이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3분기 전체로 봤을 때는 9월을 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B 증권사 관계자는 “7월에는 브로커리지 영업이 괜찮았다”며 “8월에는 금리 영향  등으로 ELS 상품에서 손실이 났다”고 말했다.

     

    C 증권사 관계자는 “시장이 이렇게 급변할 줄은 몰랐다”며 “상반기에 벌어 놓은 돈을 다 까먹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3분기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는 거래대금 감소가 꼽힌다.

     

    코스피 거래대금은 7월 7조~8조원대에서 8월에는 6조원대를 중심으로 4조~5조원대까지 내려갔다. 코스닥 거래대금은 7월에 4조~5조원대를 기록하다가 8월 들어서며 2조~3조원대로 줄었다.

     

    통상적으로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친 거래대금이 7조~8조원대가 돼야 증권사들이 BEP(손익분기점)를 맞추는 것으로 보고 있다. 즉, 7월에는 거래대금이 10조원 이상 수준을 유지하면서 괜찮았지만, 8월부터는 6조~7조원대로 줄면서 수수료 수익 등이 감소했다는 것이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8월부터 중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 증시가 요동치면서 거래대금이 감소했다”며 “ELS 운영에서 상당수 손실이 발생했고, 신규 ELS 자금유입도 거의 멈춘 상태”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3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분기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을 것이란 전망이다. 증권사별로 KDB대우증권은 31.5%, 삼성증권은 38.5%, 현대증권은 40.0%, 대신증권은 48.0%, 키움증권은 34.0% 감소했을 것이란 관측을 내놨다. NH투자증권은 2분기에 일회성 비용이 많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9% 증가한 순이익을 낼 것으로 내다봤다.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닐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차인환 하나금융투자 선임연구원은 “거래대금 수수료 비중이 전체 수익의 30% 정도인데,  3분기에는 전분기대비 10% 감소한 수준일 것”이라며 “우려하는 것보다는 많이 깨지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자수익도 소폭 감소하는데 그쳤을 것이란 관측이다.

     

    대우증권이나 현대증권의 경우 부동산과 항공금융 등으로 수익성을 다변화한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거래소 지주사 전환 등에 대한 정책 수혜 기대감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주요 증권사들은 KDB대우증권 2294억원, 한국투자증권 2182억원, 삼성증권 2078억원, 현대증권 1707억원, NH투자증권 1617억원, 메리츠종금증권 1584억원, 미래에셋증권 1258억원, 신한금융투자 1256억원, 하나금융투자 812억원, 대신증권 75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