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민 대표, 당국에 "유동성 제외 전액 모험자본 투입" 확약발행어음 인가 시 '부동산 PF 1위' 꼬리표 떼고 체질 개선 승부수11월말 기준 PF 신용공여 3.4조원 '업계 최다', '생산적 금융' 부응5000억 증자로 자본 요건 충족 이어 포트폴리오 재편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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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리츠금융지주
메리츠증권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서 생산적 금융으로 투자를 대폭 전환한다.메리츠증권은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인가 심사를 받고 있는데, 금융당국이 인가 승인 시 가용 자본을 100% 기업금융(IB)과 모험자본에 투입하겠다는 방침이다.부동산PF 업계 1위인 메리츠증권이 체질 개선 의지를 내비쳐 인가 승인에 승부수를 띄우는 모습이다.9일 복수의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종민 메리츠증권 대표는 지난 4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금융위원회가 공동 주최한 'M.AX 얼라이언스-국민성장펀드 연계 간담회'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에게 이같이 밝혔다.김 대표는 자리에서 인가 승인 시 유동성을 위한 필수 현금을 제외하고 생산적 금융에 규제가 요구하는 수준보다 훨씬 높은 비율로 투자하겠다고 발언한 것으로 파악된다.메리츠증권의 발행어음 사업 진출은 이미 예고된 수순이다. 메리츠증권은 금융감독원의 서류 심사를 통과해 현재 외부평가위원회 심사 단계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또한 최근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하며 자기자본을 7조 7000억 원대까지 확충, 발행어음 사업 요건(4조 원)을 넘어 종합투자계좌(IMA) 사업 요건인 8조 원 달성까지 목전에 두고 있다.그러나 금융당국이 강조하는 '생산적 금융' 기조와 달리, 메리츠증권의 포트폴리오가 여전히 부동산에 편중돼 있다는 점은 인가 과정의 부담 요인으로 꼽혀왔다.실제로 최근 업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 11월 말 기준 메리츠증권의 부동산 PF 신용공여액은 3조 3952억원으로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많았다. 이는 전년 말 대비 약 20.7% 증가한 수치다.메리츠증권 측은 "90% 이상이 선순위 딜로 구성돼 리스크가 통제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정부가 추진하는 첨단 산업 지원 기조와는 결이 다르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이에 김 대표가 공식 석상에서 발행어음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부동산이 아닌 모험자본에 쏟아붓겠다고 '확약'한 것은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정면 돌파로 해석된다.앞서 메리츠증권은 올해 SK그룹과 2차전지·에너지 관련 5조원 규모 투자를 주관했고, 셀트리온홀딩스 전환사채(CB)에도 1조원을 투자한 바 있다.업계 관계자는 "메리츠증권이 부동산 PF 1위라는 꼬리표를 떼고 초대형 IB로서의 라이선스를 확보하기 위해 당국에 강력한 약속을 건넨 셈"이라며 "실제 인가 후 자금 운용의 무게중심이 부동산에서 기업금융으로 급격히 이동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