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서 제36차 한호경제협력위 개최창조경제 사업 모델 '스마트팜' 등 호주 측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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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2월 한·호주 자유무역협정(한·호 FTA) 발효 이후 우리기업의 대(對)호주 수출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 따르면, 올 1~8월 우리나라의 대 호주 수출은 전년 대비 15.6% 늘었다.

     

    이는 같은 기간 우리나라의 전 세계 수출이 6.3% 감소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특히 우리 기업들의 해양플랜트 수출 급증이 큰 도움이 됐다. 이러한 수출 증가로 호주 전체 수입시장에서 차지하는 우리나라 제품의 비중도 지난해 4.29%에서 올해 상반기(1~6월) 5.95%로 확대됐다.

     

    한호 양국 기업인들은 이날 호주 시드니에서 제36차 한호경제협력위원회를 개최하고 "교역 증가 효과를 이어나가기 위해 FTA를 적극 활용하고 협력분야를 새로운 영역으로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는 호주 측에서 마크 베일 호한경협위 위원장, 리처드 콜벡 관광국제교육장관, 마이크 베어드 뉴사우스웨일스(NSW)주 총리, 존 워커 한국매쿼리그룹 회장 등 60여명이, 한국 측에서는 권오준 위원장(포스코 회장),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 김용완 대한해운 부회장 등 60여명이 참석했다.


    권오준 위원장은 개회사에서 "저성장 시대의 난제를 극복하고, 양국의 상호보완적인 역량을 십분 발휘하기 위해 한호 FTA를 적극 활용할 것"을 주문했다.

     

    이어 "호주의 서비스업과 과학기술 육성은 한국의 창조경제 전략과 상당부분 맞닿아 있다"며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활용한 금융·건설 협력, 신기술 노하우 공유를 통한 창조경제 실현 등을 제안했다.

     

    권 위원장은 또 "AIIB의 회원국인 한국과 호주는 아시아 인프라 개발 사업에서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해외 인프라 사업 및 운영 경험이 많은 호주계 투자은행과 한국의 건설기업들이 파트너십을 통해 아시아 인프라 개발 사업에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회의에는 또 우리나라의 창조경제 사업 모델인 스마트팜을 호주측에 전파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스마트팜은 LTE 무선통신을 이용해 비닐하우스를 원격에서 모니터링하고 제어하는 사물인터넷(IoT) 솔루션이다.
     

    이날 발표에 나선 SK텔레콤(SKT) 문태희 매니저는 "세종시 창조마을에서 100개의 스마트팜을 시범운영한 결과, 생산성은 22.7% 증가했고, 노동력은 38.8% 감소, 운영비는 27.%의 절감 효과를 보였다"고 소개했다.

     

    엄치성 전경련 국제본부장은 "스마트팜 기술은 풍부한 농업 자원에도 비싼 인건비가 약점인 호주에게 아주 필요한 기술이 될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한국의 스마트팜 기술의 해외 진출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양국의 미래 협력 사업으로 해양유정분야 개발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성홍근 연구부장은 "양국은 해양자원의 수요와 공급의 연계성이 높기 때문에 상호 윈-윈(win-win) 전략 수립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즉, 호주는 석유․가스 등 풍부한 해양자원의 공급자로서, 한국은 우수한 해양플랜트 설비와 선박기술을 보유한 동시에 해양 자원의 수요자로서 협력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성 부장은 또 "최근 호주 기업들의 해양 LNG개발이 본격화됨에 따라, 우리 기업들의 해양 플랜트 수출도 더욱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해양 플랜트는 올 들어 경유 다음으로 대호주 최대 수출품목으로 부상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에 나선 한국무역협회 제현정 연구위원은 "향후 세계 경제 회복, 원자재가격 상승 등 대외 환경이 개선될 경우 FTA에 따른 관세철폐 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라며 "내년 3차 관세 인하로 한국의 대호주 수출금액의 96%가 무관세 효과를 봄에 따라 한호 FTA의 효과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양국의 금융 협력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이날 발표에 나선 유훈 호주 언스트&영 전무는 "호주와 한국의 교역량이 연간 320억달러에 이르지만 서비스 부문은 23억달러로 전체의 7% 정도에 불과하다"며 "금융 교역은 23억달러 중 500만달러에 불과해 양국의 많은 노력과 협력을 요하는 분야"라고 지적했다.

     

    유 전무는 또 한국 금융기관들의 호주 진출과 투자 저해 요인으로 '자산가격의 고평가와 시장진입장벽이 높다는 인식', '복잡한 세금 제도' 등을 꼽고, 호주정부의 세법 등 규정완화와 한국 기업의 호주금융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진출을 위한 노력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