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국감] 키코 사태 때 대규모 환수금 납부한 뒤 '외면'
  •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무역보험공사의 수출 중소기업을 위한 외환관리가 허술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이 무역보험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무역보험공사의 환변동보험에 국내 수출 중소기업 8만5000여개사 중 500곳만 가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사 환변동보험의 이용률은 채 1%(0.58%)가 되지 않을 정도로 외면받고 있다.

    또 2008년 14조원을 넘던 환변동 보험의 판매가 2010년 이후 급감하면서 2조원을 넘지 못하고 있다. 

    중소기업이 환변동보험가입을 꺼리는 데는 과거 KIKO사태 때 대규모로 환수금을 납부한 뼈아픈 경험 탓에 중소기업들이 보험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데 있다.

    환변동보험에 가입하면 보험금과 환수금으로 납부하는 금액이 장기적으로 비슷해야 하지만 지난 2008년 이후 기업들이 환차손으로 발생한 손실을 보험금으로 지급받은 금액보다 환율 상승에 따라 은행에 지급한 환수금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특히 키코사태가 발생한 2008년과 2009년에는 환율이 50~100% 가까이 상승하면서 중소기업들은 환변동보험의 환수금을 납부해야 했다. 그 액수만 2008년 1조5973억, 2009년 1조 2753억원에 달했다.

    이정현 의원은 "무역보험공사의 환변동 보험은 정책보험으로서 전문성과 신뢰성을 상실한했다"면서 "수출중소기업은 은행 등 금융회사와의 환율 게임에서 환거래 손실이 발생한 것이고 무역보험공사는 이를 중개한 꼴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수출 중소기업들이 키코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환변동 위험 걱정 없이 수출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역보험공사의 역할"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전문 인력 확충, 다양한 서비스 제공 등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면서 "환수금 부담이 발생하지 않는 옵션형 환보험의 홍보를 강화하고 영세 수출기업들을 보험료를 경감시킬 수 있는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화가 달러화에 약세를 보이고 유로화와 엔화에 강화를 보이는 등 외환시장이 예측불허 속 춤추고 있지만 무역보험공사 환변동보험의 이용률은 채 1%(0.58%)가 되지 않을 정도로 외면받고 있다.

    중소기업들은 엔저와 유로화 약세에 따른 환차손 발생 가격경쟁력 하락으로 인한 수출물량 감소 등이 우려되고 있지만 무역보험공사의 외환관리는 허술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