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아버지 생일날 나눈 3父子 대화내용 공개롯데측 "가족과 기업의 일 구분하지 못한 처사" 지적
  • ▲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93번째 생일날인 지난 15일, 신 총괄회장은 가족들이 모인 자리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1주일 내로 나와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을 원래 직위로 복직시키라"고 통보했고, 신동빈 회장은 이에 대해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전 부회장이 설립한 SDJ코퍼레이션은 신 총괄회장과 신동주·동빈 등 3부자가 지난 15일 나눈 대화 내용을 17일 공개했다.

     

    SDJ코퍼레이션측은 "3부자간 대화 내용은 아버지인 신 총괄회장이 신 회장에게 그 동안의 상황에 대해 추궁하고, 대답을 요구하는 형태였다"고 밝혔다.

     

    공개한 대화 내용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은 자신의 생일날 부인인 하츠코 여사,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 부부가 함께 배석한 자리에서 신 회장에게 "이사회를 마음대로 움직여서 나를 그만두게 한 것이 맞느냐?"고 추궁했다. 그러자 신 회장은 "죄송합니다. 대단히 죄송합니다"고 답했다.

     

    이어 신 총괄회장은 신 회장에게 1주일의 기한을 주면서 자신과 형인 신동주 전 부회장을 원위치로 돌려 놓으라고 요구했고, 이에 신 회장이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신 총괄회장이 본인의 요구사항에 대해 신 회장으로부터 확인각서를 받으려고 하자 신 회장은 "나는 사인하기 싫다"고 말한 뒤 신 총괄회장의 몇차례에 걸친 제지에도 집무실을 나가버렸다고 SDJ코퍼레이션측은 설명했다.

     

    신 전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에 대한 신격호 총괄회장의 분노가 워낙 크고, 본인이 이 사실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대화 내용 공개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측은 "고령의 아버님을 모시고 가족간의 대화가 어떤 환경에서 이뤄졌는지 앞뒤 맥락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사적인 대화 내용을 공개한 저의가 의심스럽다"며 "설사 그런 말씀을 나눴다고 해도 연로하신 어른과의 예의상 대화를 가지고 법적 절차에 활용하려는 것은 가족과 기업의 일을 구분하지 못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영권과 관련된 사안은 이사회와 주주총회 등 상법상의 적법절차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라며 "롯데는 지금 수습해야 할 일이 너무 많은데 안타깝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