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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총괄회장이 16일 마침내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며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혔다.
신 총괄회장은 이날 서울 소공동 호텔롯데 34층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후계자는 장남이 될 것이다' 이렇게 생각한다"며 "장남이 후계자인건 당연한 일 아니냐. 그걸로 시끄럽게 했다"고 장남에 대한 지지 입장을 공식화했다.
그가 이번 싸움 전면에 나서 입장을 직접 밝힌 것은 처음이다.
이에 맞서 롯데그룹도 이날 저녁 6시30분께 롯데호텔 본관 36층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소진세 사장은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의 판단력, 제한적이고 일시적이다"라고 일축했다.
소진세 사장은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이 고령이고, 심신 허약하기 때문에, 오늘 상태만으로 단정할 수 없다"며 "오늘 여러분들이 보신 상태는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소 사장은 이어 "현재 상황에 대해 어떤 것이 (신격호 회장이) 진실인지 판단할 기회를 갖는 게 타당하다고 본다"면서 "오늘처럼 이렇게 일시적인 상태에서 (신격호 회장의 등장이) 또 이렇게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소 사장은 "신 전 부회장은 총괄회장 명예를 명분 삼아 이런 행위를 하고 있으나 사진 녹취 동영상을 의도적으로 녹취하는 것이 과연 총괄회장 명예를 위한 것인지 의심스럽다"며 "롯데는 보다 투명하고 건실한 기업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 기업 문화 개선 등을 국민에 약속을 지켜나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계는 그동안 건강 악화설이 돌던 신 총괄회장이 싸움 전면에 나서 직접 후계자로 장남을 지목하고 나가면서 롯데가 경영권 분쟁에 새 변수가 될 조짐이라고 분석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신 총괄회장의 집무실 관활을 놓고 갈등이 극에 달하는 양상"이라며 "이번 공개 인터뷰로 일단 신 전 부회장이 강조하는 '아버지의 뜻'이 완전히 왜곡된 것은 아니라는 점이 확인된 셈이다. 롯데 오너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또 다시 소용돌이이 휘말렸다"고 전했다.
앞서 신동주 전 부회장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신격호 총괄회장이 신동빈 회장에게 6개 요구사항이 담긴 통고서를 보냈다. 통고서에는 자신에 대한 감시를 즉각 중단하라는 경고 내용과 함께 집무실 직원 교체와 CCTV 철거, 통신 및 방문 방해 중단 등이 담겨있다. 이에 불응할 시엔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도 명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