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집무실' 관리싸고 동주·동빈 갈등 확산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집무실 관활을 놓고 두 형제간의 갈등이 극에 달하는 양상이다.

동생 신동빈 롯데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18일 롯데그룹에 업무보고를 요구했다. 이에 롯데그룹측에서 신 전 부회장에게 보고할 법적 근거가 전혀 없다며 이를 거부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신격호 총괄회장의 호텔 롯데 34층 집무실은 현재 신동주·동빈 양측이 공동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16일 신 전 부회장이 신동빈 회장에게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신관 34층에 있는 신격호 총괄회장 집무실을 본인이 관리하겠다고 통보한 뒤 비서진과 경호원 등 인력을 배치했다.

신 전 부회장이 한국에 거점을 두기 위해 차린 SDJ 코퍼레이션의 정혜원 상무는 18일 "총괄회장 집무실 관리를 신동주 전 부회장이 하게 되면서 보고를 같이 받게됐다"며 "롯데에서 신격호 회장에게 하는 보고를 신 전 부회장에게도 해달라는 요청을 신격호 총괄회장 비서실에 했다"고 밝혔다.

이에 롯데그룹은 " SDJ코퍼레이션은 롯데와는 아무 관련이 없는 별개의 회사"라며 "신동주 전 부회장 측에서 총괄회장 보고 내용을 자신들에게도 보고할 것을 요구한다면 일종의 월권 행위가 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SDJ에 롯데 계열사의 경영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경영정보 유출"이라며 "위임장이 상법에 따라 설립된 회사의 주주총회나 이사회의 결정을 우선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롯데그룹이 신 전 부회장에게 업무보고를 하지 않겠다는 것는 신 전 부회장을 비롯한 SDJ코퍼레이션 인사들까지도 배석하겠다는 의미이다.

이에 대해 정혜원 SDJ코퍼레이션 상무는 "구체적인 사업 내용이나 경영 전략 등을 알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총괄회장을 보필하면서 롯데 보고의 목록 내용을 챙기고자 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6일 신격호 회장 집무실의 관할 문제를 놓고 신동주 전 부회장과 롯데그룹이 충돌하는 과정에서 SDJ 코퍼레이션 측은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 34층을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는 (엘리베이터) 키를 달라'고 요청해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롯데그룹측은 "집무실은 충괄회장이 각 계열사로부터 보고를 받는 경영활동의 주요장소"라며 "장악 또는 접수의 대상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집무실은 언제든지 친족들의 출입이 가능한 곳이지만 신 전 부회장은 자신의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을 위한 것이란 우려가 있다"며 "총괄회장의 신변이나 보안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이라고 덧붙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