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합상품 결정 중심엔 유료방송, 인터넷이 핵심···이동전화 영향 적다""KISDI 보고서, 지배력 전이 우려 'KT-LGU+' 주장과 배치"
-
SK텔레콤이 정부에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 인가신청서를 제출한 가운데, KT와 LG유플러스 등 경쟁사들은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시장 지배력이 다른 산업으로 전이될 것을 우려하며 불허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그러나 정부 정책 수립에 영향을 미치는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서 이와 반대되는 보고서를 발표, 향후 인가 신청을 심사할 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3일 KISDI는 '2015년 미디어 보유와 이용행태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결합상품에 가입한 가구가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서비스는 이동전화가 아닌 유료방송과 초고속인터넷인 것으로 나타났다.결합상품은 인터넷, 집전화, 유료방송, 이동통신 등 2회선 이상의 방송·통신 서비스를 묶어 판매하는 것으로 개별 가입 하는 것보다 저렴하다. 현재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 뿐 아니라 케이블TV업계도 판매한다.KISDI 보고서는 결합상품 가입 시 36.9%가 유료방송을, 다음으로 36.4%가 초고속인터넷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발표했다. 이동전화는 20.1%에 불과했다.또한 보고서에 따르면 결합상품을 선택하는 절반 이상의 사람들이 저렴한 요금이나 높은 할인율(58.9%) 때문에 신청하거나 제공하는 경품 혜택(13.9%)을 받기 위해서이지, 다른 서비스와 결합하기 위한 경우는 10.3%에 지나지 않았다.지난 10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발표한 '방송·통신서비스 결합판매와 시장 지배력 전이 분석' 보고서도 결합상품의 핵심 서비스를 초고속인터넷으로 지목했다. 결합상품을 통한 이용자 고착 효과는 이동전화에서보다 초고속인터넷에서 더 크게 나타난다는 것이다.반면 KT나 LG유플러스, 그리고 일부 학계는 이와 정반대의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이들은 결합상품을 중심으로 SK텔레콤의 시장 지배력이 확대되고 있으며 정부의 사전규제에도 여전히 문제가 존재한다고 지적하고 있다.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5:3:2의 이동통신 시장 가입자 구조 아래 '유무선 방송 결합상품'은 이용자를 차별하고 타 사업자로 상품을 전환하는데 드는 비용을 높게 만들어 소비자 이익을 저해한다는 주장이다.SK텔레콤은 정부가 제도 개선안으로 안전장치를 마련해 놨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지난 8월 개선안과 함께 후속 조치로 결합판매 금지행위 세부 유형 및 심사기준(고시)을 추진 중에 있다.시장 지배력 전이 논란은 유무선 결합상품 출시 이후 지속 제기돼 왔지만 여부에 대한 명확한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 따라서 이번 KISDI나 ETRI의 보고서는 CJ헬로비전 M&A에 따른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시장 지배력 전이 확산 여부 논란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게다가 일각에서는 SK텔레콤의 이번 M&A 인가 신청에 법적, 행정적 문제가 없는 한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신 정부가 이를 인가하는 대신 어떤 조건을 내걸 지가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심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전기통신사업법과 방송법에 따라 합병, 허가 심사를 각각 진행하며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업결합과 관련해 진행한다. 심사 기간은 최대 90일을 넘지 않도록 돼 있어, 미뤄지지 않는 한 내년 2월 중 허가 여부가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