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금융지주가 최근 새로운 가족이 된 KB손해보험에 대한 첫 정기감사를 실시했다. 12개 계열사 가운데 가장 먼저 실시한 이번 정기감사는 인수 후 추가 부실여부가 있는지 살펴보고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최근 KB손해보험에 대한 정기감사를 마쳤다.

    이번 감사에서는  KB금융그룹과 한 솥밥을 먹기 전 옛 LIG손보 시절의 내역까지 면밀히 들여다 본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그룹의 한 내부 관계자는 "KB손보가 이번에 미국 법인 손실로 적자 전환하는 등 어닝쇼크에 이르는 분기 실적을 거두면서 옛 LIG손보 시절 영업했던 부분에 대해서도 재차 확인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앞선 3분기 동안 KB손보는 1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면서 적자전환했다. 영업손실은 32억원으로 역시 적자전환했다. 지난 3분기 적자를 10월과 11월 들어서는 다시 흑자로 돌려놓기는 했지만 연간 누적으로 본다면 전년대비 여전히 실적이 줄어든 상태다.

    이는 미국 지점에서 판매한 일반보험 부문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데에서 기인한다. 당초 옛 LIG손보 시절이었던 2013년부터 손실이 인식됐던 부분이지만, 상당 기간 추진 경과 파악이 어려워 그동안 누적됐다. KB가 LIG손보를 인수할 당시 매각가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KB손보로의 출범이 늦춰졌던 원인이기도 하다.

    이번에 집계된 미국지점 손실은 지난 9월 말 누적 기준 세전 1억4400만 달러 규모다. 이남석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향후 추가적인 미국지점 손실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그 규모는 3분기 때보다 경감된 수준일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손실이 더 발생할 수 있는 우려가 존재한다는 얘기다.

    이같은 상황에서 지난달 금융당국의 카드슈랑스(카드사에서 회원 모집시 보험 가입도 함께 권유하는 영업 형태) 불완전판매에 대한 리콜 조치를 시행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금융감독원이 리콜 조치 명령을 내린 KB손보의 환급 예상금액은 무려 191억원에 달한다. 이 역시 옛 LIG손보 시절 당시 영업했던 것으로, 불완전 판매행위로 적발된 건수가 제재 대상 보험사 중 가장 많은 3만2915건에 이른다.

    이에 KB손보 내부에서는 이 환급금을 두고 회계 처리를 하는데 있어 확정 부채로 잡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미 미국 법인 영업 적자로 대규모 손실을 입은데다가 전년대비 실적이 감소한 김에 떠안고 간다는 복안이다.

    아직 환급하지 않은 상태에서 예상 금액을 확정 부채로 잡고 책임준비금을 쌓는다면 당장 이익이 감소해 순이익 역시 떨어진다. 그렇지만 리콜 조치 시행 이후 예상 환급 규모보다 적을 경우에는 다시 이익으로 인식할 수 있다.

    KB손보로 공식 출범한 이후 6개월 동안 실적 쇼크만 보여줬을 뿐, 이전부터 강조했던 은행·카드사 등과의 금융 시너지 효과를 보여주지 못한 것도 KB손보로서는 적잖은 부담이다. 때문에 KB손보 입장에서는 이번에 예상 환급금을 확정 부채로 잡으면서 적자에 따른 기저효과와 함께 실제 환급금 규모에 따라 플러스 알파의 효과를 내년께 누릴 것으로 보인다.

    한정태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보험사들에게 4분기는 결산분기로 내년도 적립금을 쌓는 등 실적은 큰 의미를 가지지는 않는다"며 "내년을 위해 비용을 보다 많이 적립하는 부분이라면 내년 실적이 긍정적이겠지만, 미뤄진 비용지출이라면 다시 봐야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KB손보 관계자는 "확정된 건 없지만, 카드슈랑스 환급금에 대한 회계 처리를 확정 부채로 잡을지 여부에 대해 저울질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