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명 감염...해외 유입 가능성에 방역대책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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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이 23일 국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에 대한 '상황 종료'를 선언했다. 지난 5월20일 국내에서 첫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이후로 218일 만이다.
보건복지부는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에 따라 마지막으로 메르스에 걸렸던 80번 환자가 숨진 뒤 28일 후인 23일 자정(24일 0시)을 기해 메르스 상황이 종료된다고 설명했다.
WHO는 감염 환자가 '0명'이 된 뒤 해당 바이러스 최장 잠복기의 2배가 지난 시점을 감염 종료 상태로 판단한다. 그동안 논란이 있었지만, 메르스 바이러스의 최장 잠복기는 14일로 알려졌다.
방역당국은 지난 7월28일 더는 메르스 감염 우려가 없는 만큼 국민은 일상생활로 복귀해달라고 당부하며 '사실상의 메르스 상황 종료'를 선언한 바 있다. 마지막 80번 환자가 숨진 뒤인 지난 1일에는 위기 단계를 '주의'에서 '관심'으로 낮췄다.
메르스는 국내에서 1번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총 186명이 감염됐다. 이 중 38명은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
메르스 상황은 종료됐지만, 여파는 아직 남아 있는 상태다. 완치 판정을 받은 환자 중에는 아직 재활 치료를 이어가는 환자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복지부 심리위기지원단 조사에 따르면 메르스 완치자 112명 중 40.2%는 불안감, 37.0%는 피로감·두통·소화불량 등의 신체증상을 호소하고 있다. 사망자 유가족(조사 대상 89명)의 60.2%는 슬픔, 45.5%는 우울감, 38.6%는 분노 감정을 느끼거나 불면증을 겪었다.
방역당국은 국내 메르스 유행은 끝이 났지만, 외국에서 다시 메르스가 유입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만큼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태도다. 중동과의 교류가 많은 상황을 참작한 것이다.
방역당국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지역에서 여전히 메르스 환자가 많이 발생하는 상황을 고려해 메르스 유입에 대한 감시를 늦추지 않을 방침이다.
이달 초 위기 단계를 낮춘 뒤에도 중동발 입국 비행기의 승객들에게 문자메시지 등 주의사항을 전달하고 입국자가 내리는 탑승 게이트에 검역대를 설치하는 등 강화된 검역 조치를 유지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해외 신종감염병의 국내 유입 가능성은 계속 있으므로 방역대책을 지속해서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