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좌이동제·ISA 도입 등 소비자 선택권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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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년 우리나라 금융 산업의 미래는 밝지 않다. 저금리-저성장 기조 속에 중국의 성장률 둔화,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인한 신흥국 불확실성 확대 등 불안요소가 가득하다. 국내 경제 역시 가계 및 기업 부채의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희망보다 두려움이 앞선 상황이다.
    이에 본지에서는 거시경제 요인 및 정책·제도 요인 등을 감안해 국내 주요 금융업권별로 2016년 업황 전망과 주요 이슈를 점검해 봤다.<편집자 주>


    2015년 은행업 동향을 간략하게 요약하자면 순이자 마진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대출 증가세와 건전성 개선으로 전체적인 이익 규모가 다소 증가했다.

    2016년에는 계좌이동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 소비자 선택권이 다양해지는 만큼 은행만의 경쟁력 보다 금융계열사 간 시너지 영업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로 꼽힌다.

    또 올해 국내 경제의 저성장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리스크 확대 가능성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수익성 개선 역시 주요 과제로 꼽힌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시중은행은 글로벌 사업과 관련해 보다 구체적인 전략을 세우고 수익 비중을 높이는 데 초점을 둘 전망이다.

    따라서 2016년 은행산업 주요 이슈로 △대고객 금융솔루션 제공 경쟁력 강화 △선제적 리스크관리 △글로벌 사업 도약을 위한 기반 점검 등이 거론되고 있다.

  • ▲ 금융업 제도 변경 주요 내용(왼쪽) 및 금융그룹 시너지 협력모델 강화 전략(오른쪽)ⓒ신한 FSB연구소
    ▲ 금융업 제도 변경 주요 내용(왼쪽) 및 금융그룹 시너지 협력모델 강화 전략(오른쪽)ⓒ신한 FSB연구소

     

    ◆금융솔루션 경쟁력…계열사 뭉쳐야 산다

    2016년에도 자산관리, 은퇴설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계좌이동제와 개인종합자산관리 등의 본격적인 시행은 물론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 등으로 고객확보 경쟁이 한층 심화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시중은행은 기존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는 한편 비은행 계열사와의 협업으로 신규 고객 유치 경쟁에서도 우위를 지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높은 경쟁이 예상되는 복합점포의 경우 차별화된 금융솔루션 제공을 위한 역량 강화와 함께 다양한 상품 개발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미 주요 금융지우의 경우 복합점포와 자산관리서비스 확대에 나서며 올해 영업전선 재구축에 나섰다.
    신한금융지주는 은행과 증권사 직원이 함께 영업하는 PWM라운지를 운영 중이다.

    자산관리서비스 확대를 위해 기존 고객대상을 5억원에서 1억원으로 낮추고 대중화에 힘쓰고 있다.

    KB금융지주는 스타테이블을, NH금융지주는 은행, 증권, 보험 영업이 가능한 복합점포를 확대할 계획이다.

    김희진 신한금융 FSB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맞춤화된 솔루션 제공이 가능하도록 고객 분석 역량을 제고하는 한편 다변화된 고객 요구에 부합할 수 있도록 상품 개발 및 소싱 스펙트럼을 확대해야 한다”며 “특히 PWM, CIB 등 복합점포의 경우 범금융그룹 차원의 솔루션이 원활히 제공될 수 있도록 협업체계를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 부채비율(왼쪽) 및 한계기업비중(오른쪽)ⓒ한국은행
    ▲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 부채비율(왼쪽) 및 한계기업비중(오른쪽)ⓒ한국은행

     

    ◆가계·기업 부실 뇌관, 선제적 관리 필요

    가계의 소득 수준은 정체된 반면 부채 수준은 높아져 재무건전성이 악화됐다.

    가계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부채비율은 138%를 넘어섰다.

    기업 역시 현금창출 능력이 저하된 한계기업 증가로 우리나라 경제의 어두운 그림자가 더욱 짙어질 전망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최근 '대기업 수시 신용위험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워크아웃 대상인 C등급 11개, 퇴출 대상 D등급 8개 등 총 19개 기업을 구조조정 대상으로 선정했다.

    상반기 정기 평가와 이번 수시 평가 결과를 합산하면 올해 구조조정 대상에 오른 기업은 총 54개로 전년 (34개) 대비 20개 증가한 것이다.

    수시 신용위험평가에 따른 구조조정 대상 기업 업종을 살펴보면 철강이 3개사로 가장 많고 조선·기계제조·음식료 각 2개사, 건설·전자·석유화학·자동차·골프장이 각 1개사, 기타 회사가 12개를 기록했다.

    정기 평가 결과를 포함할 경우 건설사가 14개로 가장 많았고 철강회사가 11개, 전자회사 8개와 조선사 4개, 기타 17개 회사가 구조조정 대상에 올랐다.

    이로써 시중은행이 올해 추가 적립해야 할 충당금은 1조5000억원으로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미국 금리인상, 신흥국 성장 둔화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질 전망”이라며 “가계 및 기업에 대한 잠재리스크를 누가 선제적으로 관리하느냐에 따라 이익규모가 달라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해외진출 가속화…먹거리 찾아 해외로

  • ▲ 일본 대형은행 해외진출 규모ⓒ무디스
    ▲ 일본 대형은행 해외진출 규모ⓒ무디스



    은행권의 마지막 이슈는 글로벌사업 도약을 위한 기반 점검이다.

    저금리-저성장으로 국내 은행업의 수익성이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주요 시중은행들은 글로벌사업 확대를 적극 추진 중이다.

    2015년 상반기 국내 은행권의 해외점포 이익비중은 10%대다.

    즉 국내 은행업이 글로벌사업의 지속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글로벌 전략 방향 및 실행 안이 향후에도 유효할 것인지에 대한 심도 깊은 고민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에 KEB하나은행은 2025년까지 글로벌사업 비중 40%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우리은행도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 계획을 발표하며 전략 수정에 나선 상황이다.

    참고로 해외은행들도 글로벌사업 확장 국면에서 전략의 조정, 조직구조 및 의사결정 체계 개편 등 전반적인 변화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일본 대형은행들은 글로벌 사업 확대를 추진하면서 글로벌 인사실 신설, 아시아·미주 등 권역별 심사파트 별도 분리, 은행 내 일본어·영어 공용화 등을 추진했다.

    그 결과 글로벌 대출자산 비중이 2010년 17%에서 2014년 30%로 비약적으로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