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라인 보험슈퍼마켓 '보험다모아' 출범 이후 사실상 1사2가격제 규제가 폐지된 가운데 각 보험사들이 속속 온라인전용(CM·Cyber Marketing) 자동차 보험을 출시하고 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손해보험사들이 오프라인 대비 16~17% 저렴한 온라인 전용 자동차보험을 연이어 출시했다. 이에 따라 온라인 자동차보험 시장에서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 보험은 보험설계사와 텔레마케터의 인건비를 줄일 수 있어 사업비를 낮출 수 있다. 때문에 보험료도 다른 채널 대비 경쟁력이 있지만, 그동안 한 보험사당 보혐료를 2종류만 책정할 수 있는 1사2가격제 규제 덕분에 대부분의 손보사들은 온라인 시장에 제대로 진출하지 못했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정부가 모든 보험상품을 모아서 판매하는 온라인 보험슈퍼마켓 보험다모아를 출범시키면서 사실상 1사2가격제 규제가 폐지됐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이 온라인 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게 되면서 보험료 경쟁이 점화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자동차보험의 경우 약관이 표준화돼 있어 소비자들이 가격비교만으로도 상품을 골라 가입설계부터 결제까지 전 과정을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게 보험사들의 설명이다.
KB손해보험과 현대해상은 올 들어 처음으로 온라인 자동차보험을 출시, 보험설계사와 텔레마케팅(TM), 온라인(CM) 등 3곳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KB손보의 온라인 자동차보험은 주행거리에 따라 추가 할인이 가능한 마일리지 할인까지 적용받을 수 있어 오프라인 대비 최대 33.8%까지 낮아진 가격에 가입이 가능하다.
메리츠화재는 지난달 29일 '다이렉트 자동차보험 모바일 서비스'를 출시, 오프라인 보험 대비 평균 16.2% 저렴하다. 온라인 기본 할인율(16.2%)에다가 3년 무사고(15%), 연간 주행거리 3000km 이하(23.2%) 등이 적용되면 연간 최대 45.3%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롯데손해보험은 지난달 28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가입하는 '하우머치다이렉트'를 오픈하고, 오프라인 대비 평균 17.6% 저렴하게 자동차보험료를 책정했다. 이는 삼성화재 애니카다이렉트의 오프라인 대비 할인율인 17.3%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CM채널이 보험사들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면서 일각에서는 자동차 보험을 중심으로 다른 상품들까지 1사3가격제를 적용하면서 경쟁이 번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보험다모아가 아직 시행 초기 단계라 미흡한 점이 많긴 하지만, 표준화돼 있어 상품 비교가 쉬운 자동차보험을 중심으로 CM채널을 통한 보험판매가 활성화될 것"이라며 "특히 지금의 젊은 세대들이 경제 핵심 주체가 되는 30~40대가 되는 시점을 생각하면 장기적으로 CM채널은 보험시장에서도 각광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기존 보험 상품들이 가입 조건도 까다롭고 상품 구조가 어려워 CM채널을 통한 단순 비교는 좀 무리"라면서도 "그러나 CM채널이 활성화 되면서 주채널로 바뀌게 된다면 이에 맞춰 보험사들이 단순한 구조의 상품을 개발해 내놓는 등 먼 시점에는 경쟁이 심화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경쟁이 오히려 손보사들의 만성 적자 원인이었던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개선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병건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순수온라인상품의 가격이 저렴한 것은 회사가 직접 계약자와 계약을 체결하면서 절감되는 모집수당만큼 보험료를 깎아주기 때문"이라며 "따라서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고 해서 손해율이 높아지지는 않으며, 오히려 순수온라인상품의 경우 고객 속성상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양호하다. 업계에서 유일하게 TM이 아닌 순수온라인상품만을 판매해온 삼성화재의 경우 손해율이 타사보다 우량하다는 점이 그 근거"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