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광고 자율 규제 완화 필요성↑ 중금리 상품·기업 이미지 광고 허용 요구 거세
  • 새해에도 저축은행 업계의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저축은행 방송 광고 자율규제 조치 후 방송 외 광고 영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대안 마련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와 저축은행중앙회는 지난 9월 저축은행 광고 자율 규제를 마련하고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오후 10시부터 오전 7시까지만 저축은행이 TV광고를 할 수 있도록 허용 중이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들은 지난해부터 TV 광고 대신 옥외·온라인·이미지 광고 비중을 점차 늘리고 있다. 

              
  • ▲ JT친애저축은행이 지난해 8월부터 서울 시내 택시 2000대에 사명을 부착한 이미지 광고를 하고 있다. 웰컴저축은행도 계열사인 웰컴론과 비슷한 동영상 광고를 준비 중이다. ⓒ JT친애저축은행·웰컴저축은행
    ▲ JT친애저축은행이 지난해 8월부터 서울 시내 택시 2000대에 사명을 부착한 이미지 광고를 하고 있다. 웰컴저축은행도 계열사인 웰컴론과 비슷한 동영상 광고를 준비 중이다. ⓒ JT친애저축은행·웰컴저축은행

JT친애저축은행은 지난해 8월부터 서울 시내 택시 2000대에 사명을 부착한 이미지 광고를 계속 진행 중이다. 변경된 사명을 알리기 위해 광고를 시작했지만, 금융당국 규제로 TV광고에 제한을 받게되면서 결국 이미지 광고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웰컴저축은행은 조만간 유튜브 광고를 시작할 계획이다. 계열사인 웰컴론이 지난해 하반기 선보인 인터넷 동영상 광고가 좋은 성과를 내고 있어 웰컴저축은행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OK저축은행도 대출모집인 규모를 늘려 영업력을 확대하고, 포털을 통한 검색이나 블로그 등 온라인 광고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저축은행들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TV 광고 효과를 대체할 수 있는 묘수 찾기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가 TV광고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온라인 광고로 몰리면서 이전보다 단가는 올라가고 고객 유입 효과는 더욱 떨어진 것. 

옥외나 택시·버스를 활용한 이미지 광고는 월 4000만원에서 5000만원에 육박하는 금액을 부담해야 하는데 광고 효과가 상대적으로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출모집인 단가도 전년보다 약 1.5배 치솟는 등 영업 부담만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업계에서는 저축은행 TV광고 규제를 부분적으로 완화해 '숨통'을 틔여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이미지 광고나 서민금융상품은 지금처럼 광고 시간에 제한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시행할 수 있도록 조치해 달라는 것. 

최근 신용대출 평균금리가 연 9.9%인 중금리 상품 '사이다'를 출시한 SBI저축은행은 이러한 내용을 저축은행중앙회를 통해 금융당국에 요구할 예정이다. SBI저축은행 뿐 아니라 다른 저축은행들도 TV광고 규제 완화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방송 광고의 대안책이 없는 상황에서 다른 방안을 시도 중이지만 단가가 너무 높거나 효과가 거의 없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올해 인터넷 전문은행이 출범하고 시중은행들도 앞다퉈 중금리 상품을 내놓으면서 저축은행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는데, 업계를 살릴 수 있는 방안을 금융당국이 마련해줬으면 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