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년부터 시중은행 창구에서 저축은행 대출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연계 영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다만 계열사가 없는 저축은행을 위한 제도는 마련되지 않고 있어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전망이다.
최근 금융위원회는 시중은행 창구에서 같은 계열의 저축은행, 캐피탈 등과 연계한 원스톱 대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금융지주회사 경쟁력 강화' 개정안을 의결했다.
금융당국은 계열사 내 심사나 승인을 제외한 대출, 카드, 할부리스 등 다양한 금융상품 계약체결의 신청 및 서류접수, 채권 추심 등을 위탁보고 및 판매를 허용해 금융소비자의 편리함을 높일 계획이다.
이에 따라 KB금융지주, 하나금융그룹, 신한금융지주 등 5개 금융지주사는 원스톱 연계대출 서비스를 통해 영업 효율성을 강화할 방침이다. 계열 저축은행과 연계 영업을 이미 진행하고 있는 신한, 하나금융지주는 연계대출 시스템을 확대하고, NH·KB·BNK금융지주도 관련 서비스를 준비할 예정이다.
반면, 비금융지주 은행과 저축은행들은 영업 활성화를 위한 제도는 따로 마련되지 않고 있다.
비금융지주계열사 지원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7월 금융감독원과 저축은행중앙회, 은행연합회가 태스크포스팀(TFT)을 꾸렸지만 8월 모임을 끝으로 더 이상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비금융지주 저축은행 지원책을 찾기 위한 TF를 가동했으나 흐지부지된지 오래"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내년부터 금융지주 계열 은행-저축은행-캐피탈사가 연계 영업을 통해 얼마만큼의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다. 시중은행의 넓은 영업망과 신뢰도 등을 활용해 계열 저축은행, 캐피탈사의 상품을 지금보다 쉽게 판매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비금융지주 저축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금융지주사 경쟁력 강화방안을 상반기에 내놓은 뒤, 비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을 위한 방안의 필요성을 계속 제기해왔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비금융지주사를 위한 지원책이 없는 상황에서 내년부터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들은 시중은행들을 발판 삼아 대출 상품을 수월하게 판매할 수 있게 된다. 결국 경쟁체제에서 금융지주사 저축은행들이 훨씬 유리한 입장인데 이는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이런 상황에서 저축은행들이 은행과 개별 업무제휴(MOU)를 맺고 연계 영업 활성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9월 HK저축은행과 대구은행이 전략적 업무제휴를 체결하고 각 은행 금융상품과 서비스 교차판매를 적극 추진키로 했지만, 약 3달이 지난 지금까지 가시적인 서비스를 선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금융상품 판매가 단순하지 않고, 업권별 이해관계를 고려해 추진해야하다보니 연계 영업을 하는데 속도가 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