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베즈, 주주명부폐쇄일 지난해 12월 28일 기준 현대證 '주주' 지급받은 배당금을 현대에 돌려주기로 계약
  • 현대증권의 2대 주주였던 사모펀드(PEF) 운용사 자베즈파트너스(자베즈)가 손실없이 현대증권 지분을 모두 털어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베즈는 지난 8일 장마감 이후 현대증권 보유 지분 9.54%(약 2257만7400주)를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로 매각해 1150억원을 챙겼다. 현대증권 주가 하락이 지속되며 주당 5000원 마저 붕괴위험에 놓인 상황에서 자금회수를 위한 선제적인 대응으로 풀이된다.


    지난 2011년 12월30일 현대증권 유상증자 당시 실권주 9.54%를 주당 8500원에 인수했던 자베즈는 현대증권 주가가 5000원까지 하락하면 현대그룹이 손실을 보장해주는 반면 5000원 미만으로 하락시 추가 하락분에 대해서는 자베즈가 손실을 책임지는 것으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현대증권 주가가 연일 급락세를 보이며 지난 2014년 7월 2일 이후 18개월 만에 주당 5000원선으로 내려왔다는 점이 자베즈가 블록딜을 결정했다는 분석이다. 현대증권의 재매각 추진이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더 이상 현대증권 주식을 보유할 이유도 없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반면 자베즈는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에 따라 손실을 입지 않았고, 현대증권은 손실분을 보전받으면서 10%에 달하는 보유지분을 한번에 털어 8일 주가폭락을 유발시키고 나가는 자베즈를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9월말 현재 각 84억원 총 252억원 이미 손실 인식돼 있으므로 이번 거래관련 추가손실반영분은 각 172억원 총 512억원"이라며 "TRS와 관련해 현금담보 약 400억원 제공돼 있으므로 추가 유동성 유출은 약 370억원"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오는 3월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적극적인 배당정책을 펼 준비를 하고 있던 상황에서 배당금까지 자베즈 계좌로 입금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현대증권의 2015년 주주명부폐쇄일은 지난달 28일로 당시 자베즈는 9.54% 전량을 보유 중이었기 때문에 여전히 주주로 남아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현대그룹 측은 자베즈에 대한 배당이익은 현대그룹이 다시 돌려받기로 계약돼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자베즈PEF는 지급받은 배당금을 현대에 돌려주고, 이익은 현대와 자베즈PEF가 8대 2로 나누기로 계약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대증권의 배당과 관련해서 관련업계는 현대증권이 오는 3월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배당발표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윤경은 사장의 잇따른 '공언'을 꼽을 수 있다. 윤 사장은 지난해 12월 22일 출입기자 송년 간담회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적극적인 배당 정책을 실시할 것이라고 지속적으로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현대증권 관계자는 "단기간 내에 잇따라 배당에 대한 부분을 언급한 것은 장기적 목표라기 보다는 올해 3월(주총) 바로 보여주겠다는 것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윤 사장이 적극적인 배당정책을 밝힌 이유 중 하나를 현대그룹 및 상선과 연관짓는 견해도 있다. 최대주주인 현대상선에 자금수혈이 시급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대증권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현대증권 지분 22.43%(5307만736주)를 보유 중인 최대주주이다.


    현대증권은 제54기(2014.1.1~2014.12.31) 보통주 50원, 우선주 136원으로 총 200억원을, 53기에는 277억원, 52기에는 444억원을 배당금으로 풀었다. 


    업계 관계자는 "윤 사장이 올해 주주들에게 적극적 배당을 공표한 부분은 모그룹의 자금난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3월 주총에서 예년보다 배당규모를 늘려 현대그룹과 상선의 자금수혈을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증권은 지난해 3분기까지 1883억원의 누적 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업황이 좋지 않았지만 일회성 악재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2500억원 안팎의 당기순익은 무난히 달성해 배당실시 역시 무리가 없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