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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동복 전문업체들이 중국 시장에서 공격적인 사세 확장에 나선다.
중국 내 법인을 설립하고 새롭게 론칭한 유아용품을 발빠르게 선보이는 등 중국 유아용품 시장 확대를 서두르고 있다. 저출산의 영향으로 내수시장에서 정체에 빠져있는 국내 유아동복업체들에게 최근 산아제한이 폐지된 중국은 기회의 땅이 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로 일찌감치 중국에 진출해 유아동복을 전개한 매일유업의 자회사 제로투세븐은 유아용 스킨케어 사업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 회사는 고객과의 접점을 빠르게 이어주는 온라인을 주요 유통망으로 활용한다. 중국 법인에 이어 온라인으로 상품을 직접 구매하려는 '하이타오족'(중국의 해외직구족)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제로투세븐은 지난해 5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티몰 글로벌관에 입점, 한방유아스킨케어 '궁중비책'을 팔아 매월 40%씩 매출을 올려나갔다. 이곳 사이트 내 영유아용품 카테고리엔 총 25개국 5400여개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회사는 당시 국내 기업 쇼핑몰로 처음 입점해 이같은 매출을 올려나갔으며 현재 연내 오프라인 사업 출점 계획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진출에 앞서있는 참존글로벌워크도 지난해 국내에서 론칭한 유아스킨케어 '오투풀'을 올해 상반기 중국 온라인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가격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10%가량 상향 조정해 판매할 계획이다.
아가방앤컴퍼니 역시 유아스킨케어 '퓨토'를 빠르게 확대시키고 있다. 아가방은 지난해 5월 중국 월마트 400개 점포에 단독 입점했고, 티몰 글로벌관 등 온라인 몰에도 입점하는 등 판매채널을 가속화하고 있다.
보령메디앙스는 유아전문매장을 비롯해 프리미엄 슈퍼마켓 등 유통채널을 확장하고 있다. 이미 2013년 중국 법인을 설립했고,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오픈마켓 타오바오를 통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최근에는 수유용품브랜드에 이어 유아스킨케어 브랜드를 전개할 방침이다.
이밖에 해피랜드는 최근 중국 상하이에 유아용품 관련 현지 법인을 설립했으며, 속옷 브랜드 쌍방울도 지난해 11월 중국 아동복 시장 공략을 위해 올해 '리틀탈리' 브랜드를 론칭하고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유아동복 기업 뿐 아니라 패션기업도 중국 유아동 시장 진출에 적극적이다.
패션대기업 LF의 헤지스 키스는 2014년 중국에 80여개 매장을 군 아동복 업체 '지아만'과 손을 잡고 진입을 시작했다. 헤지스 키즈는 현지 기업과 라이센스 계약을 맺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 뒤, 점차적으로 직접 진출을 검토한다는 전략이다. 2020년까지 100여개의 매장 오픈을 목표로 세웠다.
이랜드는 '이랜드 키즈'와 '포인포' 등을 통해 유아복 사업 강화에 나섰고, 한세실업은 모이몰른이라는 유아복 브랜드를 중국 시장에 선보였다.
업체들의 이같은 전략은 침체된 국내 시장과 달리 중국에선 지속적으로 영유아용품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선 저출산 여파로 경영이 악화된 데다 유니클로 등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와 아웃도어 업체까지 유아동복 시장에 진출해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여기에 해외 직구(직접 구매)로 관련용품을 구입하는 육아맘들의 증가는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현재 남아있는 국내 유아용품 업체는 해피랜드 하나 뿐이다. 아가방은 중국 업체에 매각됐고, 베비라는 5년 전 파산했다.
반면 중국의 유아동 시장의 전망은 매우 밝다. 2015년 중국 통계국에 따르면 중국 유아동복 시장 규모는 24조 원으로 국내 유아동복 시장 규모(8000억 원)보다 무려 30배나 높다. 또 최근 중국 정부의 '한 가정 한 자녀 정책' 폐지로 중국 유아동복 시장은 매년 15%씩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이 때문에 관련 업체들은 중국에서 유아용품 사업을 재정비해나가며 사업을 보다 확대할 전망이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유아복은 성인복에 비해 품질관리가 까다로운 데다 단가가 낮아 '기피업종'으로 전락했다"면서 "차라리 유아화장품 쪽으로 눈을 돌려 발을 넓혀나가는 것이 보다 안정적이며, 중국 시장에서 뻗어나가기에도 최적"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