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이 콩밭에 가 있는 주진형 사장은 하루 빨리 회사를 떠나야 한다. 한화투자증권은 물론 한화그룹에 더 이상 누가 되지 않도록 말이다. 그것이야말로 그동안 마음고생이 심했던 임직원들에게 해줄 수 있는 최소한의 배려라고 생각한다.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사장이 곧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할 예정이다. 오는 4월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서로 알려져 있다. 주 사장은 2013년 9월 취임 이후 여러가지 파격적인 시도를 벌였다. 매수 일색의 리포트가 아닌 매도 리포트 작성을 의무화도록 했고, 투자자들이 읽기 쉬운 글을 쓰도록 사내에 편집국을 만들었다. 개인 성과급 제도와 투자권유대행인 제도를 없앴고, 서비스선택제를 도입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여러가지 관행을 바꾸며 파격 행보를 펼쳐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들이 기존 한화투자증권 임직원들에게 거부감을 주면서 내부 반발을 야기시키기도 했다. 지난해 삼성이 엘리엇 사태에 휩싸였을 때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반대하는 리포트를 내기도 했다. 당시 삼성과 한화는 빅딜을 추진 중이서 한화그룹에 적잖은 부담을 줬다. 한화S&C와의 거래를 끊고 다른 업체와 계약을 하려던 것도 문제가 됐다.

     

    결국 경질설이 나왔지만, 주 사장은 올해 3월까지 임기를 채우겠다며 버텼다. 김승연 회장을 비롯한 한화그룹도 더 이상 손 쓸 방법이 없었다. 한번도 언론과 인터뷰를 한적이 없다던 그는 일부 언론과 접촉해 한화그룹의 조직문화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자신을 쫓아내려고 했던 측근들을 겨냥해 돌직구를 날리기도 했다. 정상적인 월급쟁이 CEO로서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기존 관행에 저항하는 것처럼 비춰지는 이런 모습들이 정치권, 더불어민주당의 러브콜을 받는 계기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 주 사장이 정치권에 발을 담그던 말던 관여할 바 아니다.  중요한 것은 남아있는 사람들이다. 주 사장으로 인해 한화투자증권과 한화그룹이 정치권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그룹이 더불어민주당과 관련 있는 것처럼 보여서는 안될 것이다.

     

    주 사장은 정치에 뜻을 뒀다면 하루 빨리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 자리를 그만둬야 할 것이다.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한화그룹과 한화투자증권이 더 이상 주 사장의 독단적 행보에 피해를 입지 않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