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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윤 모씨(33세)는 평소 '오렌지 과즙 100%' 주스를 즐겨 마신다. 몸에도 좋고 맛도 좋을 것 같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연히 제품 뒷면에 표기된 원재료 성분을 보고 깜짝 놀랐다. 오렌지 100%인줄 알았던 이 제품에는 정제수, 액상과당, 구연산, 합성착향료 등이 포함돼 있었다. 알고보니 오렌지 100%는 주스에 포함된 오렌지 농축과즙이 100%라는 의미일뿐 사실상 농축과즙에 물을 섞여 희석시킨 음료였던 것. 원재료 성분을 미리 확인하지 못한 것은 잘못이지만 왠지 속은 것 같은 느낌은 지울 수 없다.
제품 겉면에 크게 표기된 문구나 광고 등과 실제 주스의 성분이 다른 경우가 많아 소비자들이 오인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25일 식품의약안전처에 따르면 식품위생법상의 하위 고시 중 기타표시 사항에서는 "'100%'의 표시는 표시대상 원재료를 제외하고는 어떠한 물질도 첨가하지 아니한 경우에 한하여 표시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어 "다만, 농축액을 희석하여 원상태로 환원하여 사용하는 제품의 경우에는 환원된 표시대상 원재료의 농도가 100%이상이면 제품내에 식품첨가물이 포함되어 있다 하더라도 100%의 표시를 할 수 있다"는 전제를 달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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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주스에 사용된 과즙 원액에 딸기나 포도, 배와 같은 다른 과일이 아닌 오렌지만 100% 들어있어도 제품명에 '오렌지 100%'라고 표기할 수 있고 이 원액에 물이나 다른 첨가물을 섞어도 '오렌지 100%'라고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주부 윤 모씨는 "TV광고도 하는 유명한 기업에서 나오는 제품이라 아무 의심없이 100% 주스를 믿고 사마셨다"면서 "뒷면에 깨알같이 작은 글씨로 적힌 주성분을 일일이 따져서 제품을 사는 사람이 몇이나 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터넷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이 전해지며 관련 고시 개정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식약처는 별다른 검토를 하지 않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식품소개와 관련된 국내 규정은 미국의 규정과 같다"면서 "현재는 해당 고시를 개정하는 것을 특별히 검토한 적은 없지만 개정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진짜 과일 100%로만 만들어진 주스를 소비자가 쉽게 고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가장 확실한 방법은 제품 뒷면에 표기된 주재료 성분을 확인하는 것이다. -
또 최근에는 물이나 다른 첨가물을 넣지 않고 과일 100%로만 만들어진 착즙주스 제품도 다양하게 출시돼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
대형마트나 편의점 등 시중에 유통되는 주스의 90% 이상은 농축과즙에 물이나 액상과당 등을 섞어 희석시킨 제품이다.
시중 과일주스는 과일농축액에 물을 섞어 만든 ‘농축환원주스(FC)’와 물이나 기타 첨가물 없이 그대로 병에 담아낸 ‘비농축주스(NFC)’로 분류되며 냉장 주스는 같은 100% 주스라도 ‘농축환원 주스’와 ‘비농축 주스’로 구분된다.
일반적으로 시판하는 냉장 주스는 대부분 과일즙을 끓여 농축한 후 물, 가당, 향료를 첨가해 다시 환원시키는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 농축환원 주스(FC, From Concentrate)이다.
이에 비해 비농축 주스는 ‘농축하지 않은 주스(NFC, Not From Concentrate)’를 뜻하며 생과일을 바로 짜서 물이나 기타 첨가물 없이 그대로 병에 담아낸 '착즙주스'라고도 한다. 착즙주스는 과일농축액에 물을 섞어 만든 다른 주스들과 달리 농축환원 과정 없이 생과일을 순수하게 착즙해 물 한 방울 없이 그대로 병에 담아 과일 본연의 맛과 향, 신선한 과육이 살아있다는 장점이 있다.
풀무원의 '아임리얼', 웅진식품의 '자연은 지중해 햇살', 매일유업의 '플로리다 내추럴', 자연원의 ‘갓 짜낸 100% 주스', 한국야쿠르트의 '석류진' 등이 물이나 다른 첨가물을 섞지 않은 착즙주스 제품이다.
그러나 착즙주스는 대부분 유통기한이 짧고 냉장유통을 해야한다는 어려움이 있으며 가격도 일반 냉장 주스에 비해 2~3배 가량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