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이달말까지 부채비율 400% 이하로 낮출 자구안 요구벌크전용사업 매각 등 유동성 확보 추진 불구, 요건 충족 힘들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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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사진)이 현대상선 자구안 제출을 앞두고 오늘도 침묵으로 일관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26일 오전 9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중장기 경제 어젠다 추진 전략회의'에 참석하기전 기자들의 현대상선 자구안 관련 질문에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지난 6일 경제계 신년 인사회에서도 현정은 회장은 기자들의 질문 공세에 입을 열지 않았다.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이달 말까지 현대상선의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자구안을 다시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지난 연말 제출했던 내용이 부실해서 한번 반려된 상황이다.

     

    현대상선의 부채비율은 3분기 기준으로 980%에 이른다. 채권단은 400% 이하까지 낮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래야 선박펀드 조성을 통해 지원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서는 7000억원 가량의 유동성 확보가 필요하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 자금 확보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즉. 현 회장이 언론에 특별히 할 얘기가 없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현 회장이 선택할 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다. 우선 벌크전용 사업 매각을 통해 현금 1000억원과 부채 5000억원 탕감을 추진 중이다.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또 공모사채 출자전환이나 유상증자 같은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유상증자는 낮은 주가로 인해 기존 주주들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예상돼 역시 쉽지 않은 선택이다. 이외에도 사재 출연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

     

    현대상선은 오는 4월과 7월에 각각 2000억원, 3000억원 가량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 이를 두고 이백훈 현대상선 사장은 단기 유동성이 중요하긴 하지만, 회사채 문제는 잘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크게 낮아진 컨테이너선 운임이 다시 올라야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정부가 해운업에 대해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정부가 지원을 전제로 자산매각 등 가혹하게 재무구조 개선안을 요구하고 있어 기업을 살리기 위한 정책인지 의구스럽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