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과잉으로 운임 낮아져, 지난해 실적 부진중국컨테이너운임지수, 올해 첫 째주 상승
  • 현대상선이 올해 흑자전환을 하기 위한 최대 변수로 운임 인상을 꼽았다. 실제로 운임 인상 움직임이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해 긍정적인 시그널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물론 운임 인상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속단하기는 이르다. 업계에서는 현대상선이 대북관계 악화로 근심이 깊어진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에게 위안을 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백훈 현대상선 사장(사진)은 최근 기자와 만나 “연초 컨테이너 운임이 인상할지 여부가 실적 개선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며 “운임 인상이 받쳐주면 올해 턴어라운드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운업계는 낮게 형성된 컨테이너 운임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물동량의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공급(컨테이너선) 과잉으로 운임까지 하락했기 때문이다.

     

    업황이 부진하고,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선사들은 어쩔수 없이 운임을 낮추는 악순환이 이뤄지고 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제살 깎아먹는 형국이지만, 자칫 먼저 운임을 올리면 금새 소문이 퍼져 경쟁사들이 파고들어 좀 더 낮은 가격으로 물량을 빼앗아간다”고 말했다.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운임을 쉽게 올릴 수 없다는 얘기다.

     

    업계 전체적으로 운임 인상이 이뤄져야 하는데, 이는 가격 담합의 소지가 있어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이 대표는 “업계에서 공감대가 형성 돼가고 있지만, 서로 조율해서 운임을 올릴 수 없기 때문에 시장 상황이 긍정적으로 변해가는 것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운임 인상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어, 업계는 반기는 분위기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연말 대비 운임 지수가 조금 올랐다”고 말했다.

     

    실제로 CCFI(중국컨테이너운임지수)가 상승하고 있다. CCFI는 상하이항운교역소가 집계하는 중국발컨테이너운임지수로, 세계 컨테이너 운임 시황을 지수화한 것이다. 종합지수는 지난해 12월 31일 723.26에서 지난 8일 734.95로 일주일 동안 1.6% 올랐다. 항로별로는 최대 10%까지 오르기도 했다.

     

    그렇다고 해서 실제 운임이 올랐다고 보기는 힘들다. 선사와 화주가 직접 내고하기에 따라서 운임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분기마다 운임 협상이 이뤄진다. 아시아에서 미주로 가는 항로의 경우 1년 단위 계약이 많다. 스팟으로 이뤄지는 계약도 비일비재하다.

     

    현대상선은 2015년 1~3분기에 매출액 4조6450억원, 영업손실 1269억원, 당기순손실 218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8.2% 감소했다. 영업손실 폭은 22.9%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적자전환했다. 부채비율은 786%에 이른다. 특히 현대상선은 이달말까지 채권단에 경영개선 자구안을 다시 제출해야 한다.
     
    한편, 경쟁사인 한진해운은 같은 기간에 매출액 6조755억원, 영업이익 2249억원, 당기순이익 1884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