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시범사업 역할 이미 다해"… 사업 본궤도에 미온적 반응양천구 "마땅한 대체부지·대안 없어"… 양 기관 "계속 협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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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반대로 무산된 서울 양천구 목동 행복주택 시범지구의 대안 찾기가 지지부진하다. 지구지정 해제 반년이 지나도록 뾰족한 대안이 나오지 않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갈등 재연을 우려해 협의과정에서 '대체부지'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조차 꺼리는 실정이다. 사업물량 축소 가능성을 넘어 대안 찾기가 흐지부지될 공산이 크다.
26일 국토부 등에 따르면 목동 행복주택 시범사업 대안 찾기가 6개월째 제자리걸음 상태다.
국토부는 지난해 7월22일 주민 반대로 소송까지 갔던 목동 행복주택 시범사업 지구 지정을 해제했다. 당시 국토부는 양천구와 협력해 발전적 대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그동안 한 달에 한 번 이상 양천구와 협의해왔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구지정 해제 6개월이 지나도록 이렇다 할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국토부는 결과물이 전혀 없지 않다는 설명이다. 양천구와 협의한 결과 양천구 SH공사 미매각부지가 목동 시범지구 대체지의 하나로 합의됐다는 것이다. 이곳은 지난해 서울시가 임대주택 2만 가구를 공급하기 위해 확정한 '서울리츠' 사업부지(392가구) 중 한 곳이다.
양천구 의견은 다르다. 해당 용지가 목동지구 대체지로 검토는 됐으나 SH공사 소유지여서 양천구가 대체부지로 왈가왈부할 수 없다는 견해다. 사업도 행복주택과 서울리츠가 성격은 비슷하지만, 별개의 임대주택 공급사업이라고 설명한다.
국토부가 대안 찾기에 실패하자 어물쩍 서울리츠에 묻어가려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국토부 내부에서는 양천구 행복주택 시범사업에서 슬그머니 발을 빼려는 듯한 반응도 감지된다.
국토부 한 관계자는 "재건축, 도시재생 등 다양한 형태로 (목동지구의) 대안을 찾고 있다"며 "꼭 양천구만 아니라 전국에서 (내년까지 행복주택) 14만 가구의 (사업승인) 목표를 가지고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목동지구는 (사업물량이) 이제 행복주택에서 차지하는 몫이 얼마 안 된다"며 "파일럿(시험) 프로젝트의 역할은 이미 다한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올해 전국에서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시행하는 행복주택 사업승인 계획량이 1만 가구(서울 5000가구)나 되는 상황에서 주민 반대와 갈등이 재연될 수 있는 대체부지 찾기에 혈안일 필요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양천구도 사실상 마땅한 대체부지가 없다는 태도다.
양천구 관계자는 "도시지역이라 행복주택 취지에 맞는 땅을 찾기가 어렵다"며 "구민이 복지시설 건립을 요구해도 땅이 없어 못 들어주는 실정으로, 구에서 작은 땅이라도 찾아 제시하면 국토부가 사업성이 없다고 하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양천구는 목동 지구지정 해제 당시 거론됐던 재건축 단지의 임대주택 비율 증가 방안도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견해다.
양천구 관계자는 "신정4구역은 이미 준공을 앞두고 있는 등 재건축 진행상황을 고려할 때 반영하기 어려운 곳이 많다"며 "협의는 계속하겠지만, 마땅한 대안이 없는 게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사실상 목동지구 대안 찾기가 없던 일이 될 공산이 큰 셈이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대안 찾기에 적극적이지 않은 게 아니다. 강압적으로 진행하면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어 조심스럽다"며 "사업물량이 달라질 수 있고 협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