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보유 중인 삼성카드 주식 전량 매입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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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생명이 이사회를 열고 삼성전자가 보유 중인 삼성카드 주식 전량을 매입키로 했다. 이에 따라 삼성생명은 삼성카드의 최대 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이에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삼성그룹이 지주사로 전환하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관측이 재차 고개를 들고 있다.

    28일 삼성생명은 삼성전자가 보유 중이던 삼성카드 주식 4339만3170주(지분율 37.45%)를 주당 3만5500원에 전량 매입키로 했다고 공시했다. 취득금액은 1조5404억5800만원이며, 취득 후 지분율은 71.86%로 올라가게 된다. 주관사는 삼성증권이 맡았다.

    삼성생명 측은 "보험과 카드 사업 시너지 확대 및 안정적인 투자수익을 확보하기 위해 삼성전자가 보유 중인 삼성카드 주식 전량을 매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삼성그룹이 금융지주사로 전환하기 위한 포석일 것이라는 해설들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아직 중간지주사법이 통과되지도 않은 시점에서 삼성그룹 측 역시 공식 부인하고 있긴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는 분석이다.

    최정욱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생명이 금융지주사가 되기 위해서는 자회사 지분요건(30%)를 갖추고, 1대주주 지위에 올라야 하는데 이번 인수로 이를 충족하게 됐다"며 "당장 금융지주사로의 전환은 어렵지만 가능성은 여전히 충분하다"고 봤다.

    양형모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삼성그룹은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비금융계열사들이 보유하고 있던 금융계열사 지분을 매입하고 있으며, 이는 중간금융지주 법안 통과를 준비하는 과정으로 해석된다"며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일반계열회사 단순화 작업을 통한 지주사로의 전환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기업활력제고특별법(원샷법)이 통과되면 삼성생명과 삼성카드의 간이합병 및 간이영업양수도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양 애널리스트는 "이번 지분 매매로 원샷법에 의해 간이합병, 간이영업양수도가 가능해졌다"며 "간이영업양수도의 경우 삼성카드를 투자회사와 영업회사로 분할해 순수 영업자산만의 영업양수도 가능해 인수자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생명은 이날 이사회에서 삼성카드 주식 매입과 함께 자사주 매입, 주주 배당, 2015년 결산 실적 등을 의결했다. 삼성생명이 지난해 연간 거둬 들인 당기순이익은 전년(1조3375억)대비 8.4% 줄어든 1조2251억원이었다. 수입보험료는 0.4% 증가한 22조9967억원, 총자산은 230조원에 달했다.

    주주 배당은 주당 1800원씩 총 3328억원으로 전년 수준이며, 시가 배당률은 1.6%다. 자사주 매입은 전체 발행 주식의 1.5% 규모인 총 300만주를 매입할 계획이며, 지난 27일 종가 기준으로 총 2946억원을 들여 3개월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