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百, 연내 50개 늘려···현대·신세계도 가세 직매입 확대 차별화로 경쟁력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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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백화점


    장기화된 경기 불황 속에서 백화점과 마트업계가 매출 부진의 돌파구로 편집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상품을 직접 사들인 뒤 재고 부담을 지는 '직매장 형태'를 늘려 차별화와 함께 브랜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올해 편집매장을 기존 180여개에서 230여개로 늘리기로 했다.

    이를 위해 최근 단행한 조직 개편에서 MD(상품기획) 전략부문 안에 '자주MD 담당' 조직을 신설하고 기존 PB(자체브랜드)팀과 부문별 콘텐츠개발담당 인력을 통합했다. 이전까지 자주 편집매장을 여성·남성·잡화 등 각 부문 콘텐츠개발담당들이 따로 운영했으나 이제 총괄 조직을 갖춰 강화하겠다는 취지이다.

    지난달 20일 서울 소공동 본점 6층에 문을 연 바이크웨어(자전거 복장) 편집매장 '엘싸이클(el Cycle)'은 국내 백화점 업계에서 처음 바이크웨어와 자전거 관련 용품을 함께 판매하는 종합 편집매장이다. 백화점측은 올해 편집매장의 첫문을 연 엘싸이클을 기점으로 앞으로 파슨스·유닛 등 기존 브랜드 편집매장과 함께 새 브랜드의 편집매장을 대폭 추가로 열 계획이다.

    현대백화점도 이를 적극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2006년 프리미엄 데님 편집매장 '데님바'를 무역센터점에 오픈한 후 2011년 프리미엄 남성 잡화 편집매장 '로열마일', 2013년 영캐주얼 편집매장 'PH3.0', 지난해에는 신진 디자이너 편집매장 '소울331' 등을 추가로 열었다. 최근 오픈한 판교점의 리빙 편집매장 'HbyH'는 타 점포 대비 2배 규모로 확대한 50평에 달한다. 현대백화점은 현재 16개 편집매장을 60여 개 매장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운영중인 편집매장을 광역 점포에도 입점시킬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도 자주 편집매장에서 독립한 단독 브랜드 매장을 지난 2011년 8개에서 지난해 21개로 배 이상 늘리는 등 직매 활성화를 시도하고 있다. 올해는 신규 점포 출점에 보다 집중하고 있다.

    대형마트 시장에서도 이같은 자주 편집매장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가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세 개의 편집매장을 론칭한데 이어 올해 여성편집매장 '허니비즈' 매장을 15개 확대한다. 또 지난해 9월 첫문을 연 성인·아동의류 편집매장 '투앤탑'과 남성편집매장 '우노라운지'는 올해 4~5개를 추가로 늘릴계획이다.

    롯데마트도 지난해까지 5개 매장을 오픈한 유아용품 '마더케어'를 올해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고유色 드러낼 차별화 가능매출도 '껑충'
     
    백화점·대형마트의 이같은 전략은 자사에서만 전개되는 상품을 늘려 차별화된 상품을 공급하겠다는 복안이다. 다른 백화점에 없는 독특한 상품을 내놓지 않으면 소비 침체와 유통업체 간 경쟁을 극복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과거 한 임원회의에서 "차별화 없이는 성장할 수 없다"며 "모든 상품과 매장에 현대백화점만의 색깔을 입혀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백화점측이 편집매장을 강화한 이후 매출이 급격히 상승한 점도 확대사업 부추기고 있다.

    2013년 롯데백화점 본점의 편집매장 신장률은 41%였으나 2014년에는 102%로 높아졌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편집매장 신장률은 지난 2012년 21.7%에서 지난해 77.4%까지 뛰어올랐다. 신세계백화점도 2013년 23.2%에서 2015년 26.8%로 증가했다.

    롯데마트의 라이프스타일숍 엔플러스도 지난해 6∼8월 매출이 이전 같은 공간에 있던 의류 브랜드 6개 매출보다 13% 증가하는 등 양호한 출발을 보였다.

    다만 재고처리가 골칫거리다. 자주 편집매장은 백화점 MD가 100% 직매입을 하기때문에 재고가 남으면 백화점의 손실이 된다. 일반 매장의 경우 재고가 생기면 업체에게 다시 돌려주고, 판매한 수량 만큼에서 수수료를 떼고 대금을 주는 방식이었는데 백화점으로선 위험부담이 커지는 격이다. 한동안 롯데백화점이 편집매장의 재고를 아울렛에서 팔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도 이런 이유다.

    또 편집매장이 늘어나면서 저마다 특색을 갖춰야 할 매장들이 콘셉트가 대동소이하다는 점도 풀어야할 숙제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유통업계가 라이프스타일숍이나 여성편집숍 등에 편중돼 소비자들로부터 엇 비슷한 매장들로 인식된 것도 사실"이라며 "대중화 속에서도 소비자들에게 특별한 가치를 전달하면서 백화점 본연의 색깔을 강조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