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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금융권의 고액 경품을 내건 이벤트를 쉽게 볼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선 '님도 보고 뽕도 딸 수 있는' 절호의 기회지만 한편으론 서비스 질보다 경품으로 고객 눈길만 잡고 있어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15일 SC은행은 계좌이동 서비스의 확대 시행에 맞추어 주거래 대표상품에 가입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오는 3월 31일까지 ‘레이를 잡아라’ 이벤트를 실시한다.
말 그대로 기아자동차 레이를 경품으로 내건 것이다.
이벤트는 SC은행의 입출금통장에 공과금 자동이체를 3건 이상 신규 등록하거나 ‘부자되는 적금세트’에 가입하면 자동으로 응모되는 방식이다.
응모 고객 가운데 추첨을 통해 레이(1명), 아이패드 에어(2명), 신세계모바일상품권 1만원(100명)을 제공한다.
즉, 고객을 잡기 위해 수 천만원을 쏟아 부은 것이다.
이 같이 은행권의 고액 경품 이벤트는 ISA 사전예약 이벤트에서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우리은행은 최고 경품으로 하와이 여행권(4명)을, 신한은행은 현대자동차 신형 아반떼(1명)를 내걸었다.
아직 서비스 출시 전인데도 불구하고 사전예약을 통해 고객들에게 눈도장을 받기 위해서다.
업계 일각에선 서비스 질보다 경품으로 고객을 유치하는데 있어서 회의적인 반응도 흘러나오고 있다.
한 관계자는 “이 전에는 금융상품이 좋으면 입소문을 따고 고객들이 알아서 찾아오곤 했지만 지금은 경품만 보고 찾아오는 고객이 많다”라며 “은행들이 금융서비스 질로 승부한다라기 보다 경품이 뭐냐에 따라 유치 실적이 판가름나는 현실이 아쉽다”고 말했다.
사실 SC은행의 주거래 입출금통장인 ‘내지갑통장’은 경쟁 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하며 고객들의 입맛을 충분히 충족했다는 평이다.
매월 70만원 이상 입금 시 200만원 잔액구간까지 연 2.4% 금리를 제공한다. 여기에 신용카드 또는 체크카드 사용실적이 월 30만원 이상일 경우 우대금리를 더해 최대 3.1%까지 금리를 받을 수 있다.
경쟁 은행보다 지점 수가 부족하다는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전국 모든 은행 자동화기기 출금수수료까지 면제해 준다.
사실 이 정도 혜택만으로도 상품 역마진이 걱정될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