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한화·교보생명 등 생보 빅3 이어 예정이율 인하 대열 합류
  • ACE생명이 보장성보험에 대한 예정이율을 인하했다. 대형사들을 중심으로 예정이율 인하 조짐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중소보험사들 중에서는 ACE생명이 올 들어 처음으로 예정이율을 떨어트린 것이다. 이에 따라 실손보험료와 자동차보험료에 이어 보장성보험료까지 줄줄이 인상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ACE생명은 지난 11일 '무배당 ACE of ACE 변액종신보험'에 대한 예정이율을 종전 4.75%에서 4.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고객으로부터 보험료를 받아 운용해서 얻을 수 있는 예상 수익률이다. 예정이율이 인하되면 보험사들의 자산운용 수익률이 악화된다는 뜻이며, 이는 곧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진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예정이율이 0.25%포인트 내려갈 때마다 보험료가 평균 5~10%가량 오른다.

    ACE생명 관계자는 "현재 예정이율을 인하해 적용한 상품은 'ACE of ACE 종신보험' 한 개로, 지난 11일부터 인하폭을 적용했다"며 "금번 예정이율 인하로 보험료가 오를 예정이며, 다른 상품들의 경우 아직 적용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앞서 생보 빅3는 지난해 하반기 예정이율을 0.25~0.5%포인트 낮춰 현재 3% 초반대 수준의 예정이율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다 표준이율이 폐지되는 오는 4월 예정이율을 한 차례 더 인하한다는 계획이어서 예정이율은 2%대로 하향 조정될 전망이다.

    표준이율은 가입자들에게 지급하기 위한 보험금에 쌓는 책임준비금에 대한 이율이다. 그동안 금융감독원이 보험사간 과당경쟁을 막기 위해 매년 표준이율을 정해왔고, 보험사들은 표준이율을 기준으로 예정이율을 책정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보험산업 자율화로 오는 4월부터 표준이율 제도가 폐지된다.

    아울러 NH농협생명도 오는 3~4월께 판매 중인 대부분의 상품에 대한 예정이율을 인하한다는 방침이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대부분의 생보사들이 표준이율이 폐지되는 오는 4월께 예정이율을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며 "농협생명도 이같은 대열에 합류할 예정이지만, 인하 폭은 아직 조율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동양생명과 신한생명 등 대부분의 생보사들도 예정이율 인하 여부와 인하폭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의 기준금리 추이를 고려해 예정이율의 방향성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보인 생보사들도 있다.

    이처럼 생보사들이 줄줄이 예정이율을 인하하는 배경으로는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에 따른 보험사들의 운용수익 악화가 꼽힌다.

    보험은 다른 금융상품보다 상대적으로 가입 기간이 길어 장기채권 투자 등을 통해 수익을 내야 한다. 그러나 최근 초저금리 상태가 지속되면서 국고채 금리 역시 가파르게 하락해 보험사들의 운용수익률이 떨어진 것이다.

    실제로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이달 들어 1.766%(11일 기준)로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이날 오후 2시 현재도 1.813%에 머물고 있는 등 2%도 채 되지 않는다. 5년물 역시 이달 들어 1.5%대를 맴돌고 있다.

    한 생보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보험사들의 운용수익률이 좋지 않아 예정이율 인하는 불가피한 수순"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