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위 "뒷자리 상인도 반발한다" 반박
  • ▲ 공노성 수협중앙회 지도경제사업대표이사가 7일 정부세종청사 해양수산부 기자실에서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건물 입주 추진 계획을 밝히고 있다.ⓒ연합뉴스
    ▲ 공노성 수협중앙회 지도경제사업대표이사가 7일 정부세종청사 해양수산부 기자실에서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건물 입주 추진 계획을 밝히고 있다.ⓒ연합뉴스

    서울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사업을 둘러싼 수협중앙회와 상인 간 갈등이 감정대립으로까지 번지며 진흙탕싸움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수협이다. 수협은 그동안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던 일부 상인의 판매자리(점포) 추첨 문제를 공식적으로 언급하며 장사꾼 잇속 챙기기라고 상인대책위에 직격탄을 날렸다.

    상인대책위는 말도 안 된다며 펄쩍 뛰었다. 수협의 소송 발언과 관련해선 맞소송도 불사하겠다며 공탁절차를 밟아 현 시장에서 영업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수협은 7일 정부세종청사 해양수산부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하고 오는 16일 새 시장건물에서 경매를 시작한다며 노량진시장 정상화 방안을 발표했다.

    수협은 이날 새 시장건물의 판매자리 협소 문제 등 상인대책위원회 주장의 부당성도 함께 설명했다.

    특히 판매자리 면적의 적정성을 검증하기 위한 시뮬레이션과 공청회 무산에 대해 일부 상인의 잇속 챙기기라며 질타했다.

    수협은 "일부 상인이 판매자리 협소 문제를 시뮬레이션과 공청회를 통해 검증하기로 합의한 후 공청회 일정을 스스로 무산시킨 것은 새 시장건물 입주일을 연기하려는 의도"라며 "이는 상권이 나쁜 뒷자리 상인을 외면한 앞자리 상인의 불평등한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현 노량진시장은 장사가 잘 되는 주요 목 등 점포 자리와 가치에 따라 A~C 3등급으로 구분된다. 자리에 따라 임대료도 차이가 난다.

    그동안 노량진시장 일각에서는 반대 집회의 한 배경으로 점포 추첨 문제가 거론돼왔다. 일부 목 좋은 점포 상인이 설 명절 대목까지 현재의 좋은 자리에서 영업하려고 새 건물 이주를 주도적으로 늦추고 있다는 소문이었다.

    수협도 이런 소문을 알고 있었다. 다만 갈등이 지속하는 상황에서 수협이 발언의 진원지가 아니냐는 오해를 살 수 있는 만큼 그동안 직접적인 언급을 피해왔다.

    하지만 이날 수협은 발언의 수위를 높여 그동안 쉬쉬했던 이 문제를 거론하고 나섰다. 수협이 16일 이후에도 현 시장에 남아 영업하는 상인은 무단점유자로 간주해 사용료를 물리고 필요하면 명도(비워 넘겨줌) 소송도 진행하겠다며 사실상 최후통첩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상인대책위는 수협의 주장이 말도 안 된다며 반발했다. 집회에 목 좋은 점포 상인도 참가하고 있지만, 반대로 자리가 나쁜 뒷자리 상인도 참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상인대책위 한 관계자는 "판매자리는 원래 2년마다 추첨을 통해 새로 배정해온 것으로 안다"며 "이번에 시장 현대화사업과 관련해 추첨 시기가 늦춰졌지만, 어차피 새롭게 점포 자리를 배정해야 할 시점"이라고 반박했다.

    상인대책위는 수협의 소송 언급과 관련해선 맞소송을 벌인다는 입장이다.

    상인대책위 관계자는 "수협이 소송을 제기하면 대응할 것"이라며 "공탁절차를 밟아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현 시장에서 영업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