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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틴=이연수 기자]
로봇이나 인공지능은 오래 전부터 사람들에게 꿈과 두려움을 동시에 안겨준다. 2016년 SXSW 인터액티브에서도 로봇과 인공지능은 빠질 수 없는 주제. SXSW 인터액티브에서도 해마다 로봇과 인공지능 개발에 대한 진척상황이 보고되고 있지만, 제 3일을 맞은 13일(현지 시간)은 특히 로봇과 인간이 각자 어떤 역할을 맡을 수 있는지 파악할 수 있는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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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강점은 ‘진정성’
첫 피처드 세션 때는 패션과 미용에 관한 포스팅을 통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트위터의 세 플랫폼 상에서 일약 스타가 된 케리 워싱턴(Kerry Washington)이 등장했다. 그녀는 자신이 스타가 된 비결이 다름 아닌 ‘진정성(authenticity)’ 때문이었다고 전했다. 본래 패션에 관심이 있었던 그녀가 자신이 갖고 있던 본연의 모습을 공유함으로써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는 것.
사악한 로봇은 없다
MIT 인공지능 연구소에서 일했던 리씽크 로보틱스(Rethink Robotics)의 회장이자 CTO(최고 기술경영자) 로드니 브룩스는 로봇학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했다. 로봇공학의 최고권위자 중 한 사람인 그는 절망적인 동시에 희망적인 이야기로 장차 로봇이 해낼 일에 대해 전했다.
운전이나 노인을 위한 간호사와 같은 단순한 일은 로봇에게 빼앗기겠지만, 그것은 점점 줄어가는 젊은 인구들이 기피하는 일이기에 오히려 환영할 만한 일이라는 것. 그는 ATM이 도입되며 은행원들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는 과거의 예측이 완전히 빗나간 사실을 지적하며 인간이 할 일은 얼마든지 있으며, 공상과학영화 속에나 나올 것 같은 사악한 로봇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 일축했다.
그래도 로봇은 두렵다?
로봇공학 최고권위자가 전하는 위안의 말에도 불구하고, 최근 화제를 불러모으고 있는 미국 드라마 미스터 로봇(Mr. Robot)의 출연진 샘 에스메일(Sam Esmail)과 크리스천 슬레이터(Christian Slater)가 등장한 피처드 세션은 천 명이 훌쩍 넘는 관객을 불러모으며 큰 인기를 끌었다. 출연진들은 이 텔레비전 시리즈 ‘미스터 로봇’이 로봇과 미래에 대한 활발한 논의를 다시 한 번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한다며, 오늘날과 같이 다양한 플랫폼이 공존하는 시대에 청중을 사로잡는 방법은 다름 아닌 '진정성(authenticity)'과 '정확성'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텔레비전 방송국 USA 네트워크는 미스터 로봇을 홍보하기 위해 오스틴 시 한 가운데 임시 페리스휠을 설치해 SXSW 참관단과 오스틴 시민들의 관심을 불러모으기도.
크라우드소싱으로 불가능을 가능케 하라
아직 구상단계인 줄만 알았던 미래의 교통수단 하이퍼루프(Hyperloop)가 실현단계에 접어들었다. 하이퍼루프 트랜스포테이션 테크놀로지의 CEO 더크 알번(Dirk Ahlorn)이 SXSW 피처드 세션 무대에 올라 하이퍼루프를 가능케 한 원동력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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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퍼루프는 준진공상태의 튜브 속에서 저항이나 마찰 없이 로스앤젤레스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불과 30분 남짓한 시간에 이동할 수 있는 차세대 교통수단이다. 알번은 하이퍼루프에 대한 언론과 대중의 갖가지 우려에 반론을 폈다. 과거에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기술이 이미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될 수 있을 만큼 개발된 것은 물론이며, 특히 수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재능과 자본금을 하이퍼루프에 투자하는 크라우드소싱이 터무니없이 보이던 미래의 교통수단을 현실화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