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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흥모 전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새로운 금융결제원 원장으로 유력하다는 전망이다.
3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이흥모 전 부총재보가 금융결제원의 후보추천위원회로부터 신임 원장 후보로 추천됐다.
앞서 이 부총재보는 임기가 내년 8월까지 1년 반 정도 남았지만 4월 공석이 되는 금융결제원장에 도전하기 위해 지난 3일 퇴임했다.
금융결제원 원장 선임 절자는 국민 공모를 통해 진행되며 응모자를 대상으로 원장추천위원회에서 1차적으로 후보를 추천한다.
이후 금융결제원의 사원은행 대표로 구성된 총회에서 최종 선임을 결정한다.
원장후보추천위원회는 사원은행 대표 1명, 학계·기관·금융전문가·법률가에서 각각 1명 총 5명으로 구성되며 총회는 한국은행, KDB산업은행, IBK기업은행, KB국민은행 등 국책은행과 시중은행으로 총 10개 은행의 행장들로 구성됐다.
일단 이흥모 전 부총재보는 금융결제원 원장 선임 절차의 1차 관문인 원장추천위원회로부터 추천을 받는데 성공했으며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로부터 재취업 승인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일각에선 낙하산 인사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금융결제원장이 최종적으로 선임되기까지 모든 과정이 비공개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하 금융노조) 역시 금융결제원장 선임 절차에 있어 문제가 있다며 제동을 걸었다.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은 "현재 진행 중인 금융결제원장 선임 과정에서 '원장후보추천위원회' 위원을 일방적으로 한국은행 관련자로 구성해 이 부총재보를 선임하려 했다"며 "그동안 한국은행이 금융결제원장에 낙하산 인사를 선임해 온 것은 부끄러운 역사"라고 지적했다.
실제 1986년 금융결제원이 설립 이래 예외 없이 한국은행 부총재보 출신이 맡아왔다.
현 김종화 원장 역시 전 한은 부총재보를 역임했다.
노조 측은 또 공직자윤리법이 시행되고 있는 가운데 금융결제원 총회의 의장인 한국은행 출신이 후보로 등록된 것은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공직자윤리법은 공직자가 퇴직 전 몸담았던 업무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기관에 3년간 취업을 하지 못하게한 제도다.
그러나 금융결제원과 한국은행 측에서는 절차상의 불합리한 부분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금융결제원 관계자는 "결제원 원장 선임 과정에 대해서 비공개 진행이다 보니 오해의 여지가 생기는 것으로 보인다"며 "절차상에서 낙하산이 발생하는 일은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 인사팀 관계자 역시 "이흥모 전 부총재도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심사를 받아서 지난 25일 통과됐다. 금융결제원장으로 취업하는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금융결제원이 사단법인이지만 공공기관처럼 취급되고 있다"며 "그만큼 중요한 기관이기 때문에 결제 관련 분야를 잘 알고 중립적인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적임자를 선임하다 보니 한은 출신들이 지속적으로 선임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