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된 공직자윤리법 3월말 시행 앞두고 잇단 낙하산 추진

  • 퇴직 관료들의 유관 기관 재취업 제한을 더욱 강화한 개정 공직자 윤리법의 오는 3월말 시행을 앞두고, 공직자의 취업제한 규정을 피하려는 낙하산 인사로 금융권에서 다시 잡음이 일고 있다.

     

    금융산업노동조합 금융결제원 지부 간부들은 4일 낮 한국은행 본관 앞에서 돌아가면서 1인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밖으로는 중앙은행 독립성을 외치고 뒤로는 유관 기관의 경영권을 무시하는 한은 총재는 각성하라"고 주장했다.

     

    이는 오는 7월까지가 임기인 한은 출신의 경영관리 담당 A상무가 중도 사퇴하고 또다른 한은 국장 출신 B씨가 후임으로 올 것으로 알려진 데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애초 작년 7월에 임기 만료였으나 1년간 임기가 연장(중임)됐다.

     

    금융결제원 지부의 정윤성 위원장은 "개정 법률이 오는 3월말 시행되면 B씨가 결제원 담당 임원으로 오기 어렵게 되기 때문에 A 상무가 중도 사퇴하는 것으로 안다"며 "문제는 한은이 자체 인사 수요를 위해 다른 조직의 안정성을 흔들면서 임원을 중간에 바꾸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금융결제원 임원은 원장의 제청을 거쳐 한은과 시중은행 등 11개 사원의 총회 의결로 선임되며 총회 의장은 한은 총재가 맡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이에 대해 "결제원 경영진이 내부 일정 등 필요에 따라 B씨에게 임원을 제의해 B씨가 정년을 앞두고 미리 퇴임한 것이며, 공직자윤리위원회 취업심사도 통과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정 위원장은 "당분간 한은 앞에서 1인 시위나 집회 등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엔 한국거래소 노조가 금융위원회 출신 낙하산 인사 선임 등에 반대하며 천막농성을 벌였다. 노조는 당시 천막농성에 들어가며 발표한 성명에서 "금융위원회가 공직자 윤리법 시행 전에 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자리에 대형 낙하산 투하를 준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흥렬 거래소 노조위원장은 "금융위에서 낙하산 인사를 보내지 못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끝까지 상황을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