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보다는 내부 경영 문화 혁신에 집중… "저유가로 급변한 시장 상황, 빠른 경영 판단 중요"
-
SK이노베이션이 당분간 유전 사업에 대한 투자 보다는 내부 경영 문화 혁신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20일 SK이노베이션 정철길 대표이사 부회장은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유전 개발 분야에서 미국 시장에 집중하며 셰일가스 업체 인수나 유전을 구매할 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당분간은 유전이나 셰일가스 업체를 구매할 시기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저유가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미국의 셰일가스 업체를 인수하거나 해당 유전을 구매하면서 사업 분야를 확장하고자 했던 SK이노베이션이 사업을 잠시 유보한 이유는 셰일가스 기업이나 해당 유전에 대한 평가가 여전히 높아 가격이 비싸다는 이유다.
정 부회장은 "경영 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이기에 경영 판단을 신속하게 할 수 있는 경영 문화를 정착시키는데 일단 집중하며 유전에 대한 투자를 할 시기는 시장 상황을 더 지켜보면서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업계 전문가들은 SK이노베이션이 배럴당 40달러 이하로 떨어진 원유 가격이 다시 오르기 전에 저유가로 망해가는 미국의 셰일가스 업체나 해당 유전을 인수하거나 구매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입은 모은다.
유전 구매는 고유가에도 돈을 벌 수 있는 사업 분야로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높은 영업이익이 기대되는 올해가 투자 적기라는 의견이 많다.
2014년 원유 가격의 급락으로 재고 손실을 기록해 경영 위기를 겪었던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정유와 석유화학 분야에서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경영 정상화를 완료했다.
SK이노베이션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원유 정제업, 석유화학 제품 생산 등의 사업 분야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높은 영업이익이 예상되고 있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원유 개발에서 얻는 이익 보다는 원유를 정제해 유통하는 하류 분야에 집중돼 있기에 저유가 상황에서도 큰 손해를 보지 않고 양호한 영업이익을 올렸다.
하지만 고유가로 상황이 반전되면 원유 정제 마진은 그 폭이 줄어들고 결국 유전을 확보한 회사만이 원유 생산을 통해 높은 이익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세계적인 석유기업들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원유를 개발하고 생산하는 상류 분야에 높은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14년부터 저유가로 이들 국제 석유기업의 경영 환경이 SK이노베이션에 비해 더 어려워 진 것은 사실이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유가의 가치는 여전히 높은 평가를 받고 있고 다시금 반등할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