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자신있다던 신격호 총괄회장, 정신감정 입원 16일까지 연기내달 일본롯데홀딩스 정기주총, 신동빈 회장 해임안 또 상정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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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사진)의 '시간끌기' 배경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SDJ코퍼레이션(회장 신동주)이 신청한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의 정신감정 입원이 법원에 의해 공식적으로 연기됐다. 당초 4월말까지 입원하기로 했던 것을 2주일 늦춰 오는 16일까지 시한이 연장된 것이다.

     

    재계에서는 이를 두고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시간끌기 전략으로 보고 있다. 의도적으로 시간을 끌고 있는 이유는 명확하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정신건강이 정상적이지 않다는 내부 판단이 섰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신 전 부회장 측 법무대리인은 입원신청 연기 당시에 “신 총괄회장 본인이 입원을 강하게 거부하고 있다”며 “우리가 입원을 강요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니냐”고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정작 법원 신청서 제출 당시에는 신 총괄회장의 건강이 안 좋기 때문이라고 표기했다.

     

    신 총괄회장은 성년후견인 첫 번째 심리당시 법원에 직접 출두해 “내 정신건강은 50대와 똑같다”며 건재를 과시한 바 있다.때문에 이제와서 스스로 입원감정을 거부하고 있는 것도, 건강이 좋지 않아 입원할 수 없다는 것도 상식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아 보인다.

     

    막상 입원감정을 받으려고 하니까 승산이 없을 것 같아 최대한 시간을 끌어보려는 의도가 아니겠냐는 의구심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신 총괄회장의 건강 상태에 대해 재계에서는 여러가지 소문과 추측이 무성하다.

     

    몇 달 전부터 신 총괄회장의 집무실에 심리치료사가 드나든다는 얘기도 있고, 신 전 부회장 측 민유성 고문이 메모를 써가며 신 총괄회장에게 반복적으로 무언가를 암기하게 했다는 말도 돌왔다.

     

    신 전 부회장과 측근들이 신 총괄회장을 입원감정이 가능한 상태로 만들어 보려 노력했다가 실패한 것으로 짐작할 수 있는 소문들이다. 물론 소문이기 때문에 정확한 사실 여부는 병원에 입원해서 정신감정을 받아야 확실해질 것으로 보인다.

     

    SDJ코퍼레이션 관계자는 "신 총괄회장의 입원의지 및 건강상태를 지켜보고 오는 16일까지 입원 수속절차를 밟을 예정"이라며 "꼭 16일이 아니고, 그 전에라도 입원할 수 있지만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 입원을 또 연기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오는 6월 열리는 일본롯데홀딩스 정기주총에서 다시 한번 신동빈 회장 등 현 경영진 해임안을 안건으로 상정할 계획이다. 이미 여러 차례 실패한 표대결로 승부를 이어가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앞서 지난 3월 6일 임시주총에서 신 전 부회장은 회심의 카드를 꺼냈다. 주총이 열리기 약 보름 전인 2월 19일, 신 전 부회장과 측근인 민유성 SDJ코퍼레이션 고문은 일본과 한국에서 각각 기자회견을 열었다. 종업원지주회 지분을 모든 종업원과 나누고 일본롯데홀딩스를 상장한 후에 약 25억원 가치의 자산으로 만들어 주겠다는 제안을 했다.
     
    너무나도 파격적인 유혹이었다. 이른바 25억원 회유책은 '신동빈 對 신동주' 싸움에서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종업원지주회를 회유하기 위해 던진 비장의 카드였다. 종업원지주회는 변함없이 신동빈 회장을 지지한 바 있다.
     
    법원이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을 온전치 않다고 판단하고, 임시후견인이나 한정후견인을 지정하게 되면 아버지의 후계자 신임만이 유일한 무기였던 신 전 부회장은 설 자리를 완전히 잃게 된다. 주총에서 표대결 할 수 있는 명분이 사라지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신 전 부회장 입장에서는 법원이 정해놓은 일정까지 어겨가며 억지로 시간을 끄는 것으로 보인다. 시간끌기 전략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