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50% 이상 출자전환.. 채무 2년 거치·3년 분할상환이틀 연속 진행된 사채권자 집회서 공감대 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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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에 몰렸던 현대상선이 용선료 인하 협상에 이어 이틀 연속 진행된 사채권자 집회에서 100% 동의를 얻으며 회생 가능성을 높였다. 사채권자들 모두 법정관리보다는 출자전환 등 채무 재조정을 감수하겠다며 현대상선에 마지막 기회를 줬다. 이제 마지막 관문이 될 해운동맹 가입 여부에 따라 경영정상화 가능성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1일 현대상선은 오전 11시, 오후 3시 두차례에 걸쳐 서울 연지동 현대그룹 본사에서 사채권자 집회를 열어 채무조정안을 모두 통과시켰다.

현대상선에 따르면 마지막으로 열린 176-2회차(1200억원)에서도 사채권자의 96%가 찬성표를 던지면서 8042억원 출자전환을 성공했다. 조정안은 회사채를 50% 이상 출자전환하고 잔여 채무를 2년 거치·3년 분할상환하는 내용이다. 

앞서 이날 오전 11시에 열린 1차 집회에는 542억원 중 50.51%인 274억원을 보유한 투자자들이 참석했고 이 중 100%가 찬성표를 던졌다. 

현대상선은 집회에서 해외 선주들과 용선료 협상이 문제없이 잘 진행 중이라는 점과 글로벌 해운동맹에 곧 가입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이해를 구했다. 

전날 열린 3건의 집회에서는 총 6천300억원의 채무조정안이 거의 100%에 가까운 동의로 가결되면서 긍정적인 흐름세를 이어갔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개인투자자는 "용선료 협상은 잘 해결되고 있다고 들었다. 주주총회를 통해 확답을 한다고 했다"라며 "해운동맹과 관련해서는 공개적으로 얘기하지 않았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사채권자 채무 재조정이 완료돼 오는 2일 열릴 해운동맹 회의에서 가입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상선은 오는 2일부터 서울에서 열리는 해운동맹 G6 회원사 정례회의에서 새로운 해운동맹인 '디 얼라이언스(THE 얼라이언스)'에 가입하기 위해 일부 선사들을 대상으로 설득 작업에 나서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디 얼라이언스 소속 6개 회사 중 3개사(기존 G6 소속)는 현대상선의 경영 정상화가 이뤄진다면 해운동맹 가입을 지지하겠다는 의사를 문서를 통해 밝혔다. 긍정적인 상황이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해운동맹 가입 여부는 소속 해운사들이 만장일치로 결정하게 된다. 현대상선은 앞으로 2개 회사(한진해운·K-라인)의 동의만 얻어내면 '디 얼라이언스'에 무리 없이 가입할 수 있는 셈이다. 

관련업계에서는 기존 해운동맹인 CKYHE에 속해있다가 디 얼라이언스에 합류하는 한진해운과 K-라인도 현대상선의 합류를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다. 

해운업은 다른 해운회사들과 공동으로 물류망을 구축하는 국제동맹 구성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해운동맹 가입 여부 결과에 따라 현대상선 운명이 달라질 수도 있다. 긍정적이기는 하지만 운용할 수 있는 배가 한정돼 있기 때문에 용선료 협상 못지 않게 해운동맹 가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내년 3월까지만 운영되는 해운동맹은 △2M △G6 △Ocean3 △CKYHE의 4강 구도다. 그 이후 출범하는 신규 동맹은 △2M(머스크라인· MSC) △오션 얼라이언스(코스코그룹등 4개사) △디 얼라이언스(한진해운 등 6개사)의 3강으로 재편된다. 

현대상선과 동맹을 맺었던 G6 회원사 6곳 중 하팍로이드(독일), MOL(일본), NYK(일본) 3곳이 '디 얼라이언스'를 구성하고 있어 현대상선은 이번 G6 정례회의를 기회 삼아 신규 가입을 타진한다는 계획이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마지막 남은 해운동맹이 고비가 될 수도 있지만 업계에서는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해운동맹까지 가입하면 현대상선의 경영 정상화는 생각했던 것 보다 빨리 안정화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